FIFA 랭킹 57위 슬로베니아와 득점 없이 비겨…3경기서 2골
유로서 연이은 졸전…잉글랜드, 자국 팬·언론 등쌀에 시달려
2024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 출전한 '호화 군단' 잉글랜드가 연이은 졸전으로 자국 팬, 언론, 축구인들의 전방위적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25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의 슈타디온 쾰른에서 열린 유로 2024 조별리그 C조 최종전에서 슬로베니아와 0-0으로 비겼다.

두 팀의 전력 차는 크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잉글랜드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즐비하다.

독일 축구 명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는 특급 스트라이커 해리 케인,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주역 주드 벨링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올해의 선수'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공격력이 좋은 스타 선수가 많다.

카일 워커, 존 스톤스(이상 맨체스터 시티) 후방의 무게감도 수준급이다.

반면 슬로베니아는 FIFA 랭킹 57위다.

베테랑 골키퍼 얀 오블라크(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스타도 없지만, 잉글랜드에는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날 저조한 경기력으로 야유받은 잉글랜드의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향해 플라스틱 컵 등이 날아오기도 했다고 영국 BBC방송은 전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팬들이 최근 경기력과 성과에 화가 난 이유를 이해한다며 "선수들이 나한테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보다는 팬들이 그러는 게 낫다"고 의연한 자세를 보였다.

그러면서도 "이런 상황으로 인해 이례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조별리그를 통과하고도 이런 반응이 나오는 팀을 본 적이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잉글랜드는 FIFA 랭킹 21위 덴마크와 2차전에서도 1-1로 비겼다.

유로서 연이은 졸전…잉글랜드, 자국 팬·언론 등쌀에 시달려
첫 경기에서 32위 세르비아를 어렵게 1-0으로 꺾은 잉글랜드는 1승 2무로 승점 5를 쌓아 C조 1위 자격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하지만 '축구 종가'의 팬, 언론은 화려한 라인업에 걸맞은 시원한 경기력을 원한다.

잉글랜드가 조별리그 3경기에서 기록한 득점은 2골뿐이었다.

개최국 독일(8골), 오스트리아(6골), 스페인(5골) 등 조별리그에서 득점력을 뽐낸 각 조 1위 팀들과 비교하면 잉글랜드의 '빈공'이 두드러진다.

잉글랜드의 아쉬운 경기력을 비판하는 데 선봉에 선 사람들은 바로 국가대표팀 '선배'들이다.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활약한 게리 리네커·앨런 시어러 등은 은퇴 후 축구 평론가로 활동 중이고, 유로 2024에 나선 후배들의 경기력에 대해서도 날 선 평가를 내놓고 있다.

잉글랜드의 주장 케인은 이런 선배들의 지적을 놓고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덴마크와 2차전 직후 케인은 "평론가로서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안다"면서도 "사람들의 존중을 받는 전직 국가대표 선수로서 다들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주요 국제대회에서 경쟁하는 게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리네커는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거의 모든 언론인이 그런 것처럼 우리도 잉글랜드의 경기력을 비판적으로 봤다"며 "케인의 말이 다 옳지만 우리는 잉글랜드가 좋은 성적을 내기를 원한다.

가장 좋은 건 잉글랜드가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어러도 "잉글랜드의 경기가 끔찍했으니 우리는 그렇게 말해야 한다.

훌륭했다면 우리는 '잉글랜드는 훌륭했다'고 말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로서 연이은 졸전…잉글랜드, 자국 팬·언론 등쌀에 시달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