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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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35만원까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2분기 영업이익만 5조7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분석이다.

투자은행(IB)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26일 보고서를 통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31만원에서 35만원으로 올린다고 밝혔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이날보다 49.0%(약 84조원) 늘어난 254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씨티는 “강력한 HBM3E 수요 증가와 견고한 eSSD 수요에 힘입어 2분기 시장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5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권사 추정치 평균인 약 4조9000억원보다 16.3% 많은 수치다. 국내 증권사 중에선 DB금융투자가 30만원으로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씨티는 “SK하이닉스는 HBM3E(5세대 제품) 기술에서 앞서며 글로벌 HBM 시장의 주도권을 잡았다”며 “올해 전체 HBM 판매량 중 HBM3E이 5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가 제조하는 AI 연산용 그래픽처리장치(GPU)에 들어가는 HBM 반도체를 가장 큰 비중으로 공급한다. 삼성전자의 HBM3E 시장 침투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SK하이닉스가 독과점 효과를 누릴 것이란 분석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4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났다. 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씨티는 또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자회사 솔리다임이 턴어라운드하면서 실적에 날개를 달 것으로 봤다. SK하이닉스는 2021년 인텔에서 낸드 사업부(현 솔리다임)를 90억달러(약 10조원)에 인수했다. 한때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지만, 데이터센터 저장장치를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에서 QLC SSD로 바꾸려는 기업들의 수요가 늘면서 이익이 개선되고 있다.

외국계 IB들은 국내 증권사보다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을 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SK하이닉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25조1040억원에서 46조1820억원으로 84% 올렸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도 24조7500억원에서 30조2880억원으로 22.4% 조정했다. 역대 최대였던 2018년(20조8438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봤다.

미래에셋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사상 처음으로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반도체) 부문보다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DS부문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1조410억원, 18조6820억원으로 제시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오후 12시50분 현재 4.44% 오른 23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