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개 기업에 평균 13억2천만원 투자…이차전지, AI 등 업종
대기업집단 88개 중 46개가 지주회사 보유…'전환집단' 43개
'사내 유보금으로 벤처투자'…CVC 9개, 1천764억원 신규 투자
지난해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 사내 유보금 등을 활용해 벤처기업에 1천700억원 이상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24년 일반지주회사 소속 CVC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CVC는 일반적으로 기업이 벤처기업 투자를 위해 자회사 형태로 운영하는 벤처캐피탈을 의미한다.

공정거래법은 원칙적으로 일반지주회사와 그 소속 회사가 금융사를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만, 2022년부터 공정거래법 개정을 통해 제한적으로 CVC 주식을 소유할 수 있게 됐다.

2023년 말 기준 일반 지주회사 소속 CVC는 13개였다.

법 시행 첫해인 1년 전과 비교하면 4개가 신규 설립되고, 1개가 제외됐다.

13개 CVC 중 10곳은 법 개정 이후 새로 설립·등록됐다.

2개 사는 모회사가 CVC를 보유한 상태에서 지주회사로 전환됐고, 1개 사는 지주회사 체제 밖에서 내부로 편입됐다.

CVC 13개사 중 10개사는 총 63개의 투자조합을 운용 중이었으며 13개는 지난해 신규 설립됐다.

신규 설립된 투자조합의 총약정 금액은 3천637억 원으로 전년(2천698억원)보다 34.8% 증가했다.

내부 출자 비중은 79.1%였다.

공정위는 "지주체제 내 유보자금이 CVC 제도를 통해 벤처투자 시장으로 유입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CVC 제도가 시장에 순조롭게 안착하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CVC 중 9개사는 지난해 101개 기업에 대해 1천764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투자 금액은 전년(2천118억원)보다 감소했지만, 투자 건당 투자 금액은 12억4천만원에서 13억2천만원으로 증가했다.

투자 대상기업 중 62.3%는 업력 7년 이하의 초·중기 기업이었다.

업종별로는 이차전지 등 전기·기계·장비(27.8%), 인공지능(AI)·페이먼트 서비스 등의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21.6%), 바이오·의료(13.0%) 순이었다.

'사내 유보금으로 벤처투자'…CVC 9개, 1천764억원 신규 투자
지난해 말 기준 지주회사 수는 174개였다.

지주회사에 소속된 자·손자·증손회사는 총 2천462개로, 지주회사별로 평균 14.2개 소속 회사를 지배하고 있었다.

올해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88개 집단 중 46개가 기업집단 내 하나 이상의 지주회사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배구조를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한 '전환집단'은 43개였다.

기존 대기업집단 가운데는 현대백화점, 오씨아이, 동국제강이 지난해 새롭게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고 지주회사 체제였던 원익과 파라다이스가 2024년 대기업집단으로 신규 지정됐다.

전체 지주회사의 평균 부채비율은 43.2%였다.

일반지주·자회사의 자·손자회사에 대한 평균 지분율은 각각 69.0%, 83.3%로 모두 공정거래법상 기준(부채비율 200%, 상장 30%·비상장 50%)을 충족했다.

공정위는 "지주회사 및 CVC 제도가 지배력 확장 및 사익편취 수단으로 악용되지 않도록 규제 회피나 법 위반 여부를 면밀히 모니터링할 계획"이라며 "제도 운용 과정에서 확인된 제도상 미비점 등을 보완하는 등 규제 합리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