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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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전망을 꿈꾸고 베트남 진출을 섣불리 결정하면 위험합니다."

최근 베트남 호찌민에서 한국경제신문과 만난 신지민 베트남알스퀘어 지사장은 “정보기술(IT) 등 기술 격차가 압도적으로 벌어지지 않는 산업군은 베트남 기업들에게 쉽게 따라잡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낮은 인건비를 활용할 수 있는 점에선 제조업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 지사장이 몸담은 베트남알스퀘어는 성공적으로 베트남에 안착하고 있는 중소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회사는 상업용 전문기업 알스퀘어의 베트남 지사다. 2018년 베트남에 진출한 이후 2021년 '베트남알스퀘어'라는 사명으로 현지화를 본격화했다.

신 지사장은 기업들이 베트남 진출에 신중해야 하는 이유로 자국 서비스를 선호하는 베트남 사람들의 성향을 꼽았다. 그는 "베트남 사람들에 주목을 끄는 할인 프로모션 등의 마케팅은 꾸준히 유지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며 "나중에는 자국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 한국 기업이 난처한 상황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베트남알스퀘어가 현지화의 기틀을 닦을 수 있는 배경으로는 '발품 마케팅'을 강조했다. 그는 "토지 대장부, 등기부등본 등 한국처럼 건물 관리가 체계적이지 않은 게 베트남의 오피스 시장"이라며 "밀림 속을 헤집는 마음으로 모두가 현장을 샅샅이 뒤지며 발품을 팔았다"고 설명했다.
사진=원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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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알스퀘어는 현재 4만 개의 오피스 데이터와 2만 개의 인물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베트남에서 오피스를 찾는 소비자에게 종합적인 컨설팅을 하는 게 베트남알스퀘어의 사업 모델이다.

이 회사의 다니는 80명 가운데 한국인의 비율은 10%를 넘지 않는다. 신 지사장은 "베트남 현지화를 위해선 진짜로 베트남 현지화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베트남을 거점으로 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베트남알스퀘어의 매출은 전년 대비 60% 올랐다.

신사업으로는 공장 지부, 창고 지부 산업용 오피스에 주목하고 있다. 신 지사장은 "산업 오피스 사업은 베트남에서 우리가 개척한 신사업"이라며 "이쪽 분야를 키워 지속할 수 있는 성장 모델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호찌민=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