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8명 암 발병...서울교통공사 전수조사
서울교통공사에서 차량정비소 등에 근무한 근로자 8명이 혈액암 진단을 받아 공사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정밀 조사에 착수한다고 26일 밝혔다.

전수조사 대상 직원은 816명으로 다음 달부터 조사가 시작된다. 작업 환경과 혈액암 발병 간 인과관계를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사위도 구성됐다. 작업환경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직업환경 분야 전문의와 노동 전문 변호사, 보건학 교수 등 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는 다음 달부터 내년 1월까지 전동차 도장작업·배수 펌프실 점검 등 유해 요인에 노출된 경험이 있는 직원 816명을 정밀 조사한다.

공사에서는 현재까지 8명의 혈액암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중 4명은 산업재해 인정을 받았다. 현재 추가로 1명이 산재 신청을 진행 중이다. 소속 부문은 차량 분야 3명, 기계 분야 2명이다.

공사는 차량기지 내 도장 작업과 지하철역 배수펌프실 점검 과정에서 직원이 위험에 노출됐을 것으로 본다. 진동차 외관(차체)과 하부의 대차, 회전모터 등의 부식을 막기 위해 3년 단위로 도장 작업을 진행한다. 과거 벤젠 성분이 포함된 신나를 유성페인트와 함께 사용해 도색 및 건조 과정에서 근로자들이 흡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공사는 설명했다.

한편 공사는 혈액암 발병으로 산업재해가 승인된 2019년부터 벤젠이 포함된 시너 사용을 전면 중단하고, 2022년부터는 벤젠계 희석제 사용이 불필요한 전동차용 친환경 수성페인트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인트 건조 과정에서 생기는 유해 물질 차단을 위해 군자·신정·지축 등 3개 차량기지에 친환경 도장 설비를 구축했다고도 밝혔다. 세척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증기 비산 방지를 위한 환기 설비도 5개 차량기지 18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조사위 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유해 요인에 노출된 직원의 건강검진과 발병 직원 지원 등 보호 방안을 적극 마련하겠다"며 "향후 작업장 유해물질 노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고 추가 작업환경 개선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