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속 해빙 속도 급변할 수 있어"
남극 빙하에 따뜻한 바닷물 스며…해수면 상승 임계점 다가오나
남극 대륙을 뒤덮고 있는 빙상(氷床·대륙빙하) 아래에 따뜻한 바닷물이 스며들면서 얼음이 녹는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미국 CNN 방송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국 남극연구소(BAS)는 이날 과학저널 '네이처 지구과학'에 실린 논문을 통해 남극 빙상이 해저와 맞닿는 선을 따라 바닷물이 배어드는 현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상대적으로 따뜻한 해수가 얼음에 구멍을 뚫고, 이로 인해 더 많은 해수가 유입되면서 더 많은 얼음이 녹아 더 큰 구멍이 생기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얼음이 녹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게 되며, 이대로라면 남극 빙상 해빙에 따른 전 세계적 해수면 상승을 더는 멈출 수 없는 '임계점'(tipping point·티핑 포인트)에 이를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연구진은 해수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해빙 속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기후 변화로 뜨거워지고 있는 만큼 이런 과정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문 수석저자인 BAS 소속 전문가 알렉스 브래들리는 "이런 곳에선 해빙 속도가 매우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임계점을 넘어서면 얼음이 바다로 유입되는 속도가 빨라지는데 기존 해수면 상승 모델은 이런 프로세스를 반영하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예상한 해수면 상승 수준은 상당히 과소평가됐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논문은 남극 빙상 해빙과 해수면 상승의 임계점이 언제쯤 도래할지를 구체적으로 전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남극에선 이미 매년 평균 1천500억t(톤)의 얼음이 사라지고 있으며, 남극 빙상이 모두 녹아내리면 전 세계 해수면이 190피트(약 58m) 상승할 정도의 물이 바다로 유입될 것으로 추산된다고 CNN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