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소폭 상승(원화 가치는 하락)했다. 하지만 상승 폭이 제한되면서 1390원대 위로 오르지는 않았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1원20전 오른 1388원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전날보다 4원 오른 1391원50원에 개장한 뒤 1390원 안팎에서 등락했다. 장 마감을 앞두고 상승 폭이 다소 축소됐다.

한일 재무장관이 전날 양국의 과도한 통화 가치 하락에 대해 우려를 표시한 이후에도 글로벌 달러 강세 영향에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 중앙은행(Fed) 인사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에 따른 달러화 강세가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간밤 미셸 보먼 Fed 이사는 아직 Fed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할 때가 아니며, 물가상승률이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 인상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뉴욕 증시에서 나타난 기술주 반등 등 위험선호 심리는 환율 상승 폭을 축소한 요인으로 꼽혔다.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7.66포인트(0.64%) 오른 2792.05로 마감됐다. 외국인이 5030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시각 원·엔 재정환율은 전날 오후 3시30분 기준가(869원99전)보다 1원21전 내린 868원78전에 거래됐다.

이날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의 별도 분석자료를 통해 원·달러 환율 상승세에 관해 "2022년보다는 양호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대내외 여건 7가지를 중심으로 2022년 말과 최근 상황을 비교했다.

주요국의 통화정책이 차별화하고 있는 것과 엔화가 급격한 약세를 보이는 것은 유사한 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위험자산 투자심리는 2022년 악화한 것과 달리 최근에는 유지되고 있어 환율에 부담이 덜한 것으로 평가됐다.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당시에 비해 크게 부각되지 않고 있다.

대내 요인을 살펴보면 경상수지 흑자가 큰 폭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경상수지가 개선되면 외화가 국내로 들어오면서 환율이 안정된다. 금융시장 불안은 2022년 말에 비해 나은 상황으로 평가됐다. 다만 내국인의 해외투자는 최근이 더 많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주요 투자은행들은 달러-원 환율이 연말까지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 지연이나 중동 분쟁 재점화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엔화 및 위안화가 추가 약세를 보이는 등 원화 약세 요인이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계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