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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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분야의 산업체가 인도로 몰려가고 있는 가운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소매업체들마저 중국 공장 의존도를 줄이면서 일부 생산을 인도로 옮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장난감 브랜드 '멜리사&덕(Melissa & Doug)'은 수십 년 동안 나무 퍼즐, 봉제 동물, 놀이 매트와 같은 제품의 제조를 중국에 의존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국 공장들이 제조에 차질을 빚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마저 악화하면서 일부 생산을 다른 나라로 옮기고자 했다.

이 회사 공급망 책임자는 인도 뉴델리에서 남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그레이터 노이다 지역의 한 공장에서 중국과 비슷한 가격에 고품질의 목재 장난감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인도 가족기업 선로드(Sunlord) 소유의 이 공장은 지난해 말 멜리사&덕에 장난감 약 1만개의 첫 납품을 무사히 마쳤고, 이제는 매월 2만5000개를 생산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는 인도에서 공급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면서, 연간 구매액을 2020년 약 30억 달러(4조2000억원)에서 2027년까지 100억 달러(약 14조 원)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애플도 아이폰 제조 부문을 인도 공장에 위탁하고 있다.

인도는 최근 일본과 한국, 중국에 이어 최근 태국과 인도네시아, 베트남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인구 수 억명을 빈곤으로부터 탈출시킨 제조업 붐에 참여할 기회를 뒤늦게나마 얻고 있다.

인도 뭄바이에 있는 독립적 연구 기관인 인도경제모니터링센터(CMIE)에 따르면 인도는 경제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연령층이 약 10억 명 있지만, 일자리는 4억3000만 개에 불과하다.

취업자로 간주하는 사람 대부분도 일용 노동자와 농장 노동자로 불안정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여성은 더욱 취약하다.

14억 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는 면화에서 철광석, 화학물질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원자재를 보유, 자체 공급망을 개발할 잠재력이 있다. 제조 분야에서 중국 대체지로 평가받는 이유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답답한 관료주의, 자급자족 분위기, 국제 무역에 대한 무시 등이 지배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어 인도의 제조업 분야 성장은 아직 초창기이고 불안정하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 9일 3번째 임기를 개시한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규제를 간소화하고 산업 발전을 옹호하면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제조업은 여전히 인도 경제의 13%에 불과하며, 모디가 집권한 10년 전보다 점유율이 낮다.

인도는 지난 10년 동안 항구와 고속도로를 공격적으로 건설했지만, 기본 인프라는 여전히 불안정해 원자재와 완제품의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조업 인사들조차도 인도가 급증하는 성장을 감당할 수 있을지 의심할 정도다.

이처럼 인도가 여러 장애 속에서 점차 부상하고 있지만, 중국은 여전히 거의 모든 것을 대량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노하우와 인프라를 자랑하는 강력한 나라라고 뉴욕타임즈는 전했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