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환자가 왔을 때 심근경색을 수십분 내로 판가름할 수 있습니다. 90분에 불과한 골든타임 내에서 진단할 수 있는 현존 유일한 기술입니다.”최병욱 팬토믹스 대표는 지난 27일 서울시 사멍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랩스 데모데이’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디랩스 데모데이는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한 기업소개(IR) 행사다.팬토믹스는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흉부영상의학과 교수인 최병욱 대표가 2019년 설립한 인공지능(AI) 영상진단기기 개발업체다. 최 대표는 “심장 질환을 진단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음에도 미국 기준 34초마다 1명이 심장 질환으로 사망한다”며 “정확한 진단법이 필요하다는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팬토믹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팬토믹스는 심근병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한 AI 솔루션을 우선 개발하고 있다. 먼저 ‘마이오믹스’(Myomics)는 심부전과 심근경색, 심근염 등을 진단하는 솔루션이다. 병원에서 촬영한 자기공명영상(MRI)을 분석해 질환 유무를 판독하고 알려준다. 최 대표는 “기존의 조직생검보다 훨씬 우수한 정확도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며 “조직생검 정확도가 33%에 그치는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98% 정확도로 진단해준다”고 말했다. 마이오믹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를 받한 임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어 최 대표는 “삽입형 제세동기를 넣어줘야하는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를 정밀하게 분류할 수 있어 환자에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의료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초를 다투는 응급실에서 심근경색과 협심증을 30분 내외로 진단해 주는 ‘앤지오믹스’(Angiomics)도 개발하고 있다. 최 대표는 “심근경색 등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의 골든 타임은 90분에 불과하다”며 “기존 병원 시스템으론 90분 내에 판단하는 게 불가능해 앤지오믹스가 유일한 솔루션”이라고 강조했다.CT 촬영 결과를 입력하면 20분 내에 질환 유무를 진단해준다는 설명이다. 미국과 태국 한국에서 2등급 의료기기로 등록됐다.팬토믹스는 프리A, 시리즈A 라운드를 거치 22억원을 투자받았다. 프리B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80억원을 추가 투자유치하겠다는 계획이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옵티코는 조영제 없이 빛과 소리만으로 작은 미세혈관까지 볼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입니다. 2026년부터는 본격적인 매출이 나올 것으로 예상합니다.”안중호 옵티코 책임연구원은 지난 27일 서울시 사멍동 코엑스에서 열린 ‘디랩스 데모데이’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디랩스 데모데이는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전문 벤처캐피털(VC) 데일리파트너스가 주최한 기업소개(IR) 행사다.옵티코는 광초음파 기술을 이용해 말초혈관영진단장치를 개발하는 회사다. 기존 초음파 장비로는 대동맥처럼 커다란 혈관만을 볼 수 있었고, 미세혈관을 보기 위해선 조영제를 써야했다. 조영제는 사람에 따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안 연구원은 “빛을 흡수하면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하며 이때 진동과 초음파가 생긴다”며 “여기서 발생하는 초음파를 기존의 초음파 기기로 감지하는 원리로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 제품은 값비싼 하드웨어를 추가하는 것으로 이 기술을 구현해 장비 가격이 수 억대로 비싸다”며 “우리 제품은 소프트웨어로 접근해 기존 초음파 기기에 레이저 기기를 덧붙이는 선에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비용으로 구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옵티코는 경제적인 제품 가격을 무기로 상급 병원뿐 아니라 일반 병원까지 타깃팅하겠다는 계획이다. 안 연구원은 “중소규모 피부과 병원을 위한 피부혈관 영상 진단장치도 개발 중”이라고 덧붙였다.옵티코의 첫 제품인 페리지오(Perigio)는 2026년께 인허가를 받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26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옵티코는 김철홍 포스텍 기계공학과 교수와 이기종 전 삼성메디슨 부소장이 2018년 설립했다. 누적 투자액은 61억원이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지구 밖 우주에서 운영하는 것이 더 친환경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이 프랑스·이탈리아의 합작 우주항공업체 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를 통해 진행한 연구 용역 결과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는 것이 기술적, 경제적으로 실행 가능하며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전기 과소비 주체인 데이터센터를 우주로 내보내야 지구의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6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소비되는 전기량은 1000TWh(테라와트시)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EU는 약 200만유로를 투자해 유럽의 탄소중립과 데이…터 주권을 위한 첨단 우주 클라우드, 이른바 아센드(ASCEND)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데이터센터를 우주 궤도에 배치하는 가능성을 연구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데이터센터가 1400㎞의 고도에서 우주 궤도를 돌게 되는 경우를 상정했다. 이는 현재 국제우주정거장이 위치한 고도의 약 3배 높이다.아센드 프로젝트의 데미안 듀메스티어 책임자는 "2036년에 10MW(메가와트) 용량의 우주 데이터센터 건물 블록 13개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크기 6300㎡의 각 블록들은 자체 데이터센터 서비스를 위한 용량을 포함하고 있으며, 우주선 하나당 한 개씩 발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2050년까지 1300개의 블록을 우주에 배치해 총 1GW(기가와트)짜리 데이터센터를 세우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탈레스 알레니아 스페이스의 크리스토프 발로지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우주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하면 유럽의 디지털 환경을 변화시켜 데이터 호스팅 및 처리를 위한 보다 친환경적이고 주권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주 데이터센터는 지구 대기권 밖의 무한한 태양 에너지로 구동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