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폭스바겐이 미국 전기차 기업 리비안에 7조원을 투자해 전기차 모델을 공동 개발한다. 리비안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50% 이상 급등했다.

'폭스바겐 7조 투자' 리비안, 시간외 50% 폭등
폭스바겐은 25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마감 후 리비안에 2026년까지 50억달러(약 7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두 회사의 협업 기대에 이날 11.96달러로 마감한 리비안의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한때 18.8달러까지 치솟았다.

발표에 따르면 폭스바겐은 1차로 무담보 전환사채 인수 방식으로 10억달러를 리비안에 투자해 지분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리비안의 대주주는 전략적 투자자인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며 지분율은 16% 정도다.

지분 취득 후 폭스바겐은 4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리비안과 합작회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폭스바겐과 리비안은 “합작회사는 함께 통제되고 소유될 것”이라며 “차량 소프트웨어와 차세대 배터리로 구동되는 차량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비안은 폭스바겐에 기술을 제공하는 대가로 받은 이번 자금으로 2026년 출시할 저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인 R2 개발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전망이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출신 엔지니어 R J 스캐린지 최고경영자(CEO)가 창업한 리비안은 2021년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하며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사로 평가됐다.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GM과 포드를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 후 SUV와 픽업트럭 매출을 늘리는 데 실패하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판매 부진으로 자금난에 빠지면서 129달러에 달하던 리비안 주가는 올해 한때 10달러 아래로 폭락하기도 했다. 주력인 R1 모델은 1000마력이 넘는 출력(2024년 모델 기준)에 완전 충전 시 최대 주행거리가 670㎞에 달하는 성능을 자랑하지만, 픽업트럭과 SUV의 기본 가격이 각각 6만9900달러(약 9750만원)와 10만5900달러(약 1억4496만원)에 달한다.

리비안은 대주주 아마존이 배달용 전기차를 대량 구입하는 등 도움을 줬음에도 신생 제조업체의 경험 부족 문제를 극복하지 못해 생산량을 단기간에 확대하지 못했다. 에어백 결함과 헤드라이트 불량으로 잇따라 리콜을 시행하는 등 품질 문제도 불거졌다. 그러는 사이 허머EV와 포드의 F-150 라이트닝 등 경쟁차종이 출시되면서 설 자리를 잃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