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여성 마약사범 수가 폭증세다. 텔레그램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가 일상화되면서 SNS에 능숙한 청년층 마약범죄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병·의원에서의 무분별한 처방 및 마약류를 동원한 범죄가 빈번해진 탓에 여성 사범 수가 4년 새 두 배 넘게 증가했다.

▶본지 6월 26일자 A1, 23면 참조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부는 ‘제38회 세계 마약 퇴치의 날’인 26일 이런 내용의 ‘2023년 마약류 범죄백서’를 발간했다. 작년 한 해 검·경에 붙잡힌 10대 마약사범은 1477명으로, 전년 대비 무려 207%가량 늘었다. 10대 사범은 2019년 239명에서 2020년 313명, 2021년 450명, 2022년 481명 등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23년 세 배 넘게 급증했다. 같은 기간 20대 마약사범도 5804명에서 8368명으로 약 44.2% 늘었다.

10~20대가 전체 마약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5.6%에 달했다. 마약사범 세 명 중 한 명이 청년층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실제로 공급사범(밀수·밀조·밀매)은 2022년 4890명에서 2023년 9145명으로 약 87% 늘었다.

여성 사범의 증가세도 두드러진다. 2019년 3577명에서 지난해 8910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사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3%로, 처음 30%를 넘었다. 외국인 마약 사범은 3151명으로 집계됐다. 4년 전(1529명)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

마약류 유통의 패턴이 대면 방식에서 ‘던지기’로 이뤄지는 비대면 방식으로 변화한 것이 사범 수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수사당국은 판단했다. 마약류 전문 박진실 변호사는 “보이스피싱과 다를 게 없는 점조직 형태로 범죄 수법이 고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