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민 칼럼]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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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DJ 방북 뒷돈 사건 축소판
개인은 노벨상 영예 누렸지만
국민엔 北 핵위협 칼날
'이재명 대권 프로젝트' 의혹
재판서 철저히 규명돼야
윤성민 논설위원
DJ 방북 뒷돈 사건 축소판
개인은 노벨상 영예 누렸지만
국민엔 北 핵위협 칼날
'이재명 대권 프로젝트' 의혹
재판서 철저히 규명돼야
윤성민 논설위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개 사건에 대해 4개 재판을 받고 있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 개발 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한 재판부에서 4건 병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에 얼마 전 불법 대북 송금 사건까지 추가됐다. 혐의는 모두 11개다. 배임에서부터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부패방지법 위반, 제3자 뇌물(2건), 범죄수익 은닉, 위증교사, 선거법상 허위 사실 공표, 외국환거래법 위반, 남북교류협력법 위반까지 흡사 뷔페식당 메뉴 같은 혐의 리스트다. 우리 사법사상 한 개인이 이토록 광범위한 영역의 범죄 혐의에 연루된 사례가 또 있었을까 싶다.
모두 중대 범죄 혐의지만, 그중에서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은 더 특별하다. 국내법은 물론 국제 규범에까지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개입된 1차적인 이유는 대북 제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물론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 행정명령,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국내의 5·24 조치 등은 모두 북한으로의 대량 현금(벌크 캐시·bulk cash) 송금을 금지하고 있다. 인도적 취지라도 현금은 보낼 수 없다. 핵 개발 및 김정은 통치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기도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할 수 없게 되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 전 회장을 꼬드겨 비밀·불법 송금을 하게 된 것이다. 쌍방울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쪼개기 환전하고 책, 화장품 케이스 등에 숨겨 중국과 마카오 등으로 빼 간 뒤 환치기를 하는 영화 같은 장면들이 연출됐다.
이 전 부지사의 유죄 판결문이나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종합하면 북한에 총 800만달러가 보내졌고, 쌀 10만t 지원도 추진됐었다. 우선 800만달러 중 500만달러가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이고 300만달러는 이 대표(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의전비 명목인데, 스마트팜 지원비라는 것도 뜯어보면 황당한 구실일 뿐이다. 경기도가 온실 설계 및 시공, 영농 기술 지원 등을 도맡고 북한은 토지와 ‘돌격대’라는 군 인력의 노동력 제공 등 돈 들어갈 것이 전혀 없는 역할 분담인데도, 사업 착수 전부터 지원비조로 돈부터 건넨 것이다. 이 자금이 누구에게로 들어가 어떻게 쓰였을지는 불문가지다.
북한은 송금 과정의 고비마다 어르고 달래는 노회한 수법을 구사한다. 송금이 지체되자 대남사업 수금 총책인 김성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한테 보고된 사항인데 내 목이 날아갈 판”이라고 협박한다. 대남사업 실세인 김영철 아태위원장은 “남북교류 협력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빛이 난다”고 부추긴다. 김영철이 누구인가. 천안함 사건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으로서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대표 방북 의전 비용의 명분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시에는 김영철과 최용해(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둘 중 한 명만 영접을 나왔는데, 이 지사 방북 때엔 둘 다 나오고 백두산에 갈 때도 최신형 헬리콥터와 차량(벤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800만달러를 받자 2019년 6월 “쌀 10만t 지원 제안을 공문으로 명시하면 7월 중 이 지사의 방북 실현 가능성이 크다”며 또 손을 벌린다. 경기도는 이 지사의 직인이 찍힌 쌀 지원 공문을 보냈다. 쌀 10만t은 2000억원 상당이다. 이후 방북 시기를 놓고 얘기가 오가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져 쌀 지원 건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은 김대중 정부 시절 현대그룹이 끼인 4억5000만달러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축소·복사판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회담했으며, 그해 10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대북 비리 등을 폭로한 뒤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은 김정일에게 ‘뇌물’로 보내진 김 전 대통령 방북 뒷돈이 15억달러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 돈으로 고폭장치 등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물자와 전투기·잠수함·탱크 등 첨단 무기를 구입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개인적 영예를 누렸을지 몰라도 우리 국민에게는 안보를 위협하는 칼날이 된 것이다. 이번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돈도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쓰였을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으로 돈을 보낸 핵심 동기와 이 대표의 관여 여부가 앞으로 재판의 쟁점이다.
모두 중대 범죄 혐의지만, 그중에서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은 더 특별하다. 국내법은 물론 국제 규범에까지 저촉되기 때문이다. 이 사건에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개입된 1차적인 이유는 대북 제재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은 물론 미국의 독자적 대북 제재 행정명령, 천안함 폭침 사건을 계기로 만들어진 국내의 5·24 조치 등은 모두 북한으로의 대량 현금(벌크 캐시·bulk cash) 송금을 금지하고 있다. 인도적 취지라도 현금은 보낼 수 없다. 핵 개발 및 김정은 통치자금으로 전용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기도 남북협력기금을 활용할 수 없게 되자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김 전 회장을 꼬드겨 비밀·불법 송금을 하게 된 것이다. 쌍방울 임직원 60여 명을 동원해 쪼개기 환전하고 책, 화장품 케이스 등에 숨겨 중국과 마카오 등으로 빼 간 뒤 환치기를 하는 영화 같은 장면들이 연출됐다.
이 전 부지사의 유죄 판결문이나 이 대표에 대한 검찰 공소장을 종합하면 북한에 총 800만달러가 보내졌고, 쌀 10만t 지원도 추진됐었다. 우선 800만달러 중 500만달러가 황해도 스마트팜 사업 지원비이고 300만달러는 이 대표(당시 경기지사)의 방북 의전비 명목인데, 스마트팜 지원비라는 것도 뜯어보면 황당한 구실일 뿐이다. 경기도가 온실 설계 및 시공, 영농 기술 지원 등을 도맡고 북한은 토지와 ‘돌격대’라는 군 인력의 노동력 제공 등 돈 들어갈 것이 전혀 없는 역할 분담인데도, 사업 착수 전부터 지원비조로 돈부터 건넨 것이다. 이 자금이 누구에게로 들어가 어떻게 쓰였을지는 불문가지다.
북한은 송금 과정의 고비마다 어르고 달래는 노회한 수법을 구사한다. 송금이 지체되자 대남사업 수금 총책인 김성혜 조선아태평화위원회 실장은 “김정은 위원장한테 보고된 사항인데 내 목이 날아갈 판”이라고 협박한다. 대남사업 실세인 김영철 아태위원장은 “남북교류 협력은 대북 제재 국면에서 빛이 난다”고 부추긴다. 김영철이 누구인가. 천안함 사건 당시 북한 정찰총국장으로서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 대표 방북 의전 비용의 명분으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 시에는 김영철과 최용해(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둘 중 한 명만 영접을 나왔는데, 이 지사 방북 때엔 둘 다 나오고 백두산에 갈 때도 최신형 헬리콥터와 차량(벤츠)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800만달러를 받자 2019년 6월 “쌀 10만t 지원 제안을 공문으로 명시하면 7월 중 이 지사의 방북 실현 가능성이 크다”며 또 손을 벌린다. 경기도는 이 지사의 직인이 찍힌 쌀 지원 공문을 보냈다. 쌀 10만t은 2000억원 상당이다. 이후 방북 시기를 놓고 얘기가 오가다가 코로나 사태가 터져 쌀 지원 건은 성사되지 않았다.
이번 대북 불법 송금 사건은 김대중 정부 시절 현대그룹이 끼인 4억5000만달러 불법 대북 송금 사건의 축소·복사판이다. 김 전 대통령은 2000년 6월 평양을 방문해 김정일과 회담했으며, 그해 10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김 전 대통령의 대북 비리 등을 폭로한 뒤 미국으로 망명한 전직 국가정보원 직원은 김정일에게 ‘뇌물’로 보내진 김 전 대통령 방북 뒷돈이 15억달러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 돈으로 고폭장치 등 핵무기 개발에 필요한 핵심 물자와 전투기·잠수함·탱크 등 첨단 무기를 구입했다. 김 전 대통령은 개인적 영예를 누렸을지 몰라도 우리 국민에게는 안보를 위협하는 칼날이 된 것이다. 이번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의 돈도 김정은 정권의 통치자금으로 쓰였을 것임은 자명하다. 북한으로 돈을 보낸 핵심 동기와 이 대표의 관여 여부가 앞으로 재판의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