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공투로 돈 벌어줄게"…수상한 경매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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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대출받고 나몰라라
경매학원 투자주의보
공동투자 사기 논란
허술한 대출 부추겼다
경매학원 투자주의보
공동투자 사기 논란
허술한 대출 부추겼다
<앵커>
최근 유튜브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한 뒤 공동투자에 나서는 경매학원이 성행하고 있습니다.
고수익 보장을 내걸어 돈을 모아놓고 뒤에서는 낙찰받은 물건으로 몰래 대출까지 받는 사례도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경매학원은 유튜브를 통해 수강생을 모집하고 공동투자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높은 수익을 얻으려는 수강생들의 심리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금을 모으는 겁니다.
그런데 공동투자로 낙찰받은 물건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놓고 제대로 알리는 경우가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공동투자자 A씨: 공동 투자를 하면 원금 보장하고 이자까지 주겠다. 25~30%. 대출도 되게 많이 받았더라고요. 다 저희 몰래 한 거고…]
심지어 대출을 받은 돈을 다른 공동투자 물건에 송금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여러 공동투자 물건으로 일종의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겁니다.
나중에 사실을 알게 된 수강생들이 내역서 공개를 요청하고 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습니다.
[공동투자자 B씨: (대출을 어디 썼는지) 맨날 요구를 해도 정보 공개를 안 해줍니다. 투자자들도 모아보려고 공동투자하는 사람들 연락처 공유해 달라고 해도 안 가르쳐 주고…]
이렇게 경매학원을 통해 공동투자에 나섰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신호용 / 법무법인 윤강 변호사: 동업 약정에 따라서 취득한 부동산을 본 목적과 다르게 담보 제공했다면 업무상 배임, 업무상 횡령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이득액이 5억 원이 넘어가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을 받게 됩니다.]
더 큰 문제는 경매학원이 성행하는데도 제대로 된 관리나 감독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부동산투자회사인 리츠와는 달리 최소 자본금이나 인가 요건 등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수익 재테크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매학원의 이면에는 법의 사각지대가 있는 만큼 주의가 요구됩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앵커>
부동산 경매학원이 공동투자로 낙찰받은 물건을 얻기 위한 돈, 대부분은 해당 물건을 담보로 받은 대출로 채워졌습니다.
지역 상호금융이 돈을 빌려줬는데 앞서 리포트에 언급된 논란들을 볼 때 대출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됩니다.
이어서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부동산 경매 학원에서 공동투자를 한 수강생은 학원이 낙찰 받은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해 '경락잔금대출'을 받은지 몰랐습니다.
지역 농협, 축협, 수협 등 상호금융이 대출해준 금액은 낙찰가의 79.9%.
일반적으로 금융사에서 경락잔금대출을 해주는 비율의 최대입니다.
경매학원이 대출을 받을 때 사용한 사명은 'A대부'업체.
대부업체는 상호금융 여신업무방법 등에 따라 대출이 대부분 제한되지만, 경락잔금대출은 '시설자금'으로 분류돼 대출 승인이 된 겁니다.
[부동산PF 업계 관계자: 옛날에 한창 호황기 때는 90%까지 나갔습니다.]
다만, 해당 경매학원의 공동투자 관련 여러 의혹들이 제기된다는 점에서 '비생산적인 부문에 사용되는 자금은 지원할 수 없다'는 관련 규정에 위배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경락잔금대출이라고 하더라도 문제 소지가 있다면 대출을 제한하거나 그 비율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황석진 / 동국대 교수: 고객이 예탁해놓은 돈을 가지고 영업을 하는데 그런 업체에 대출을 해줄 때는 꼼꼼히 따져보고 해야 됩니다. 자금이 실질적으로 법원으로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자금을 대출한 사람은 그 회사입니다. 다 회수되리란 보장은 없습니다. 부실이 도미노처럼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있는 겁니다.]
상호금융 측은 당시에는 해당 사실을 몰랐다고 해명했습니다.
관리 감독 권한이 있는 각 상호금융 중앙회는 대출 심사에 주의를 더욱 기울이고 사후 점검을 강화하겠단 입장을 내놨고 당국은 향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이민재 입니다.
영상취재: 김재원, 김성오, 김영석
영상편집: 김민영, 김정은
CG: 김미주, 차은지
양현주 기자·이민재 기자 h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