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만에 서울 타격"…北,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실패
북한이 26일 극초음속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했지만 정상 비행에 실패했다. 북한은 실패에도 마하 5(음속의 5배) 이상 속도로 비행하면서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계속된 도발에 대응해 우리 군은 7년 만에 서북도서에서 해상 사격훈련을 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30분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 이번 미사일은 함경북도 앞바다의 무인도(알섬) 방향으로 250여㎞를 비행했고 공중에서 폭발해 강원도 원산 앞바다에 낙하했다. 북한이 개발 중인 ‘고체연료 사용 극초음속 IRBM’ 시험 발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군의 평가다.
서울서 포착된 北 미사일 궤적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26일 아침, 서울 관악산 인근에서 미사일 항적운으로 추정되는 궤적(타원 안)이 포착됐다. 왼쪽은 궤적을 확대한 사진.  /뉴스1
서울서 포착된 北 미사일 궤적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26일 아침, 서울 관악산 인근에서 미사일 항적운으로 추정되는 궤적(타원 안)이 포착됐다. 왼쪽은 궤적을 확대한 사진. /뉴스1
북한은 지난 1월 14일과 4월 2일에도 평양 일대에서 극초음속 IRBM을 시험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은 연기가 평상시보다 많이 나면서 비행운(雲)이 남았고 비정상적인 비행을 했다”며 “엔진부의 연소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게 주요 문제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은 우리 안보에 큰 위협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극초음속 미사일은 이론상 평양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데 채 1분이 걸리지 않는다. 4월 북한이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화성-16나형)은 탄두부에 글라이더형 날개를 장착해 비행 중 변칙적으로 이동 경로를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엄효식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만약 부산에서 훈련 중인 미국 항공모함을 극초음속 미사일로 공격한다면 한·미 연합군이 요격하기 매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 발사도 국내 입항한 미 항모에 경고 메시지를 주려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이날 해병대 제6여단과 연평부대는 각각 백령도와 연평도 등 작전 지역에서 남서쪽 공해상으로 290여 발의 실사격 훈련을 했다. K-9 자주포를 비롯해 다연장 로켓 K-239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이 동원됐다. K-9을 동원한 해병대의 사격훈련은 9·19 군사합의 체결 전인 2017년 8월 이후 6년10개월 만이다.

이날 북한은 대남 오물풍선을 다시 날려 보냈다. 합동참모본부는 오후 9시10분께 “오물풍선이 경기 북부지역에서 남동 방향으로 이동 중”이라고 발표했다. 북한의 오물풍선은 이번이 일곱 번째다. 지난 24일부터는 사흘 연속 보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