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뛰는 성동구…준신축이냐 리모델링이냐 고민되네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성동구의 집값 오름폭이 가파르다. 성수동 ‘트리마제’나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고급 단지뿐 아니라 금호동, 행당동 내 대단지 아파트도 매매가가 오르는 모습이다. 이 중 금호동1가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는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 역세권 단지인 데다 커뮤니티 시설도 잘 갖춰져 대장 아파트로 꼽힌다.

전고점 대비 95% 회복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는 최고 21층, 1193가구로 이뤄져 있다. 전용면적 59㎡부터 124㎡까지 평형이 다양하다. 2019년 입주를 시작해 인근 아파트 가운데 비교적 신축 단지에 속한다. 이 단지와 함께 금호동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신금호파크자이’는 2016년에 준공됐다.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경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경
신축 단지다 보니 다른 단지에 비해 커뮤니티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다. 어린이 도서관과 필라테스, 스크린골프, 피트니스 센터 등 체육시설이 들어서 있다. 그중에서도 라운지 카페가 입주민들에게 인기가 좋다. 신세계푸드가 위탁 운영하고 있으며 카페 메뉴를 비롯해 유부초밥, 샌드위치 등 간단한 간식도 제공한다.

가격은 점차 회복되고 있다. 전용 84㎡ 기준 최고가는 18억원으로 2021년에 거래됐다. 이달 같은 면적이 17억원에 손바뀜했다. 지난해 초에는 14억원에도 거래가 이뤄졌다. 단지 내 A공인 관계자는 “최고가를 찍고 가격이 내려가기 시작했던 시기에도 주변 아파트보다는 가격 방어가 잘 되던 단지”라고 설명했다. 전용 84㎡의 전세가는 7억7490만~9억3000만원대에 형성돼 있다.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경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 전경
역세권 입지가 장점 중 하나다. 지하철 5호선 신금호역이 단지 바로 근처에 있다. 금호역도 마을버스로 5분 거리다. 5호선 라인인 광화문, 여의도 등에 직장이 있다면 출퇴근하기 편리하다. 다만 신금호역의 경우 승강장이 깊은 편이다. 지하 8층까지 내려가야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두 곳에 설치돼 있지만 엘리베이터는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또 정문과 달리 후문에서 역으로 이동하려면 금호동 특유의 높은 언덕을 지나야 한다. 단지 내에도 평지가 거의 없는 편이다.

단지 맞은편에 금북초교가 있다. 후문 바로 앞 횡단보도부터 어린이 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중·고등학교 학군은 다양하지 않아 입지에 대한 평이 갈리기도 한다.

대현산배수지공원이 근처에 있어 녹지가 풍부한 편이다. 응봉근린공원도 이용 가능하다. 5호선 행당역 쪽으로 내려가면 ‘행당대림’, ‘행당한진타운’ 등 대단지가 있다. 신금호역 쪽으로는 금호파크자이, 금호자이1차 등 주거지가 형성돼 있어 상업시설도 이미 다양하게 들어서 있다.

가격 저렴한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인근에

e편한세상 금호파크힐스와 5호선 행당역 사이에는 준공 20년이 넘은 단지가 자리한다. 행당대림(2000년 준공), 행당한진타운(2000년 준공), 벽산(2001년 준공) 아파트가 대표적이다. 세 단지 모두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행당대림과 행당한진타운은 각각 3404가구, 2123가구로 단지 규모가 크다. 용적률은 대림이 254%, 한진이 294% 수준이다. 두 단지는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하기 위해 입주민 동의를 받고 있는데 진행 속도가 더디다. 리모델링 사업을 두고 주민간 의견 차가 크기 때문이다. 행당대림의 경우 단지 곳곳에 추진위와 리모델링을 반대하는 측 현수막이 걸려있다.
행당 대림 단지 내 현수막
행당 대림 단지 내 현수막
1707가구 규모인 벽산은 두 단지에 비해선 사업 속도가 빠른 편이다. 2020년 조합을 설립한 후 시공사를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으로 선정했다. 지난 5월에는 건축심의가 조건부로 통과됐다. 조합은 조식 서비스까지 제공되는 프리미엄 단지로 리모델링하겠다는 계획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260여 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이다.

이 단지 전용 84㎡가 이달 11억2500만~11억8500만원대에서 3건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해 5월에는 같은 면적이 10억9800만원에 매매됐다. 금호동1가 B공인 관계자는 “벽산은 2020년, 2021년에 리모델링 사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구축 아파트인데도 전용 59㎡ 가격이 뛰기도 했다”면서도 “속도는 제일 빠르지만 3~4년 전보다 오른 추정 분담금과 리모델링에 대한 서울시 입장이 관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