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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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연 PD가 '미스터리 수사단' 각 멤버의 활약을 직접 전했다.

정 PD는 27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미스터리 수사단' 인터뷰에서 "김도훈, 카리나는 예능에서 노출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 일단 던져 놓고 지켜봐야 했던 인물들이었다"며 "카리나는 생각보다 와일드했다. 아이돌이라 소녀 같은 느낌이 있는데, '쇠맛'이 나긴 하더라"라고 전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미스터리 수사단'은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기묘한 사건들을 추적하고 예측 불가한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미스터리 추리 어드벤처 예능이다. 일반적인 부서에서는 처리할 수 없는 사건들을 전담하는 미스터리 수사단은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주어진 임무를 완수해 나가며 추리 예능만의 짜릿한 재미를 전했다. 이용진, 존박, 이은지, 이혜리, 김도훈, 카리나가 수사단 멤버로 출연해 활약했다.

또한 tvN '대탈출', 티빙 '여고추리반' 등을 선보여왔던 정종연 PD가 연출을 맡았다.

정 PD는 "두뇌서바이벌 프로그램도 타깃 나이가 낮은데 '대탈출'은 더 낮았다. 이런 층, 20대뿐 아니라 10대까지 즐겨볼 수 있을 거 같아서, 그 나이대에 맞추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나이가 있는 예능인도 우리가 사랑하지만, 더 어린 친구들에 대한 관심도 맞춰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나이 타깃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고 인원 구성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결과물이 나오니 어려진 거 같고, 이전의 버라이어티가 갖는 느낌을 많이 없앤 느낌"이라며 "이전의 느낌이 나쁘다는 게 아니지만, 젊은 층들이 접근하기에 쉬운, 자연스러운 형태로 발전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예상 밖 활약을 한 멤버로 카리나, 김도훈을 꼽으며 "예능 노출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며 "카리나는 빼지 않았고, 그래서 동료로서 예뻤다. 도훈이는 텐션도 좋고, 말도 예쁘게 잘하는 느낌으로 시작했다면 기대 이상이도 했고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이 처음인데 몰입을 세게 해서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극찬했다.

다음은 정종연 PD의 일문일답

▲ 반응을 어떻게 봤을까.


기본적으로 멤버십 버라이어티 형태다. 처음으로 모아서 진행하는 면이 있다 보니 처음부터 호흡이 불타오르는 건 쉽지 않다. 시청자들에겐 익숙해져야 해서 초반부가 어려운데, 저도 짧게 나간 부분에 대해 아쉽긴 하다. 두 번째 에피소드보단 확 불이 붙어서 빨리 자리를 잡았다.

▲ '대탈출'과 비교하면 대중적으로 신경 쓴 느낌도 있다.

'대탈출'도 순한 맛이 있고, 스토리의 방향성만 있었다. 딱히 목표는 없었다. 보통 '대탈출'을 추억할 때 인상 깊게 본 걸 위주로, 고점과 저는 경쟁해야 하다 보니 그런 거 같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다. 실패는 잊히는 거 같다.(웃음) 다만 19금을 달아버리면 보는 시청자 수가 줄어서 조정했다. '대탈출'과의 비교가 많지만, 전 새로운 부분이 많았다고 생각한다. 완전히 새로운 걸 기대했다면 그렇게 느낄 순 있었다고 생각한다. 저 역시 한 걸 또 하고 싶지 않아 어떻게든 새롭게 하려고 한다.

▲ 두 개 사건 외에 준비된 게 있나?

늘 생각한다. 입금이 되면(웃음) 현실적으로 가능한 부분에 대해 접근해 아이템 선정을 한다.

▲ 멤버 구상이 어려졌다.

두뇌서바이벌 프로그램도 타깃 나이가 낮은데 '대탈출'은 더 낮았다. 이런 층, 20대뿐 아니라 10대까지 즐겨볼 수 있을 거 같아서, 그 나이대에 맞추는 부분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이가 있는 예능인도 우리가 사랑하지만, 더 어린 친구들에 대한 관심도 맞춰야 하지 않았나 싶었다. 나이 타깃을 맞추다 보니 그렇게 됐다. 확실히 결과물이 나오니 어려진 거 같고, 이전의 버라이어티가 갖는 느낌을 많이 없앤 느낌이다. 이전의 느낌이 나쁘다는 게 아니지만, 젊은 층들이 접근하기에 쉬운, 자연스러운 형태로 발전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 예상 밖 상황이나 활약이 있었나.

김도훈, 카리나는 예능에서 노출이 되지 않았던 사람들이라 일단 던져 놓고 지켜봐야 했던 인물들이었다. 카리나는 생각보다 와일드했다. 아이돌이라 소녀 같은 느낌이 있는데, '쇠맛'이 나긴 하더라.(웃음) 빼지 않았다. 그래서 동료로서 예뻤다. 도훈이는 텐션도 좋고, 말도 예쁘게 잘하는 느낌으로 시작했다면 기대 이상이도 했고 이런 형태의 프로그램이 처음인데 몰입을 세게 해서 '다치면 어떡하나' 걱정이 들 정도였다. 이제 요령이 생기면 서로 걱정 끼치지 않고 하지 않을까 싶다.

▲다 너무 착해서인지, 추리를 해결해 가면서 멤버들의 갈등이 없었다.

멤버들의 갈등을 싫어하는 시청자도 있었다. 그 역시 '대탈출'이 가진, 아주 뛰어난 사람이 아닌 평균이나 평균 이하의 멤버들이 재반 상황을 극복하고 해내는 이야기를 그려냈는데, 그런 의도로 제작했지만 그걸 안 좋게 보는 분도 있더라. 이번엔 각 캐릭터에 대한 역할을 따로 준 건 아니다. 각각의 특성을 살피고, 모이면 어떻겠다는 것을 예상했고, 멤버들 간의 호흡은 앞으로 진행될 관전 포인트로 남겨두고 싶다. 이제 친해지니 놀리고, 샘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 다음 시즌을 기대하는 걸까.

예능 연출자는 모두 오래오래 하고 싶어한다.(웃음) 하나의 IP를 만나면, 그걸로 사골을 우리듯 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제가 물려서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고서야. 그전에 했던 프로그램들도 제가 나오고 나서 못 한 거지, 늘 꿈은 계속, 길게길게 하는 거다.

▲ '대탈출'과 '여고추리반'에 이어 '미스터리 수사대'까지 추리 예능을 선보여왔다.

CJ 미디어였고, 이후 Mnet이 됐고, 이후 CJ ENM이 됐는데 그동안 20년 정도 일한 거 같다. 그동안 제가 한 예능물을 추리물이라고 하시는데, 저는 어드벤처물이라고 하고 싶다. 어릴 때부터 '인디애나 존스' 같은 모험물을 예능으로 하면 재밌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당시 '방탈출'이라는 새로운 놀이 문화가 나왔다. 그렇게 새로운 탐구를 하는 프로그램을 하는 게 목표다. 미션을 주고, 그걸 해결하는 요소들이 재밌는 거 같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 하나의 게임으로 빠져나오게 하는 요소들이 작용하는 걸 했었다. 온전히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 수사단 멤버들이 공간을 이동하는 부분이 초반 몰입도를 높이는 장치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것들을 어떻게 구현했을까.

촬영 장소에 따라 새로 만드는 작업이 있다. 실제 녹화장과 가깝게 지어서 이동한 세트다. 고정적으로 출발하는 위치가 생겨서 미드나 외국 드라마 같은 느낌을 내려고 했다. 본부가 있고, 국장님이 나오고, 저만의 추억의 클리셰를 구현했다. 장치적인 부분이 이 프로그램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라는 걸 우리도 인지하고 있고, 그게 출연진들에게도 재미를 주고, 시청자들도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특허청에 새로 발명한 것들 있는지 늘 살펴본다. 그리고 영화도 CG가 아닌 걸 '어떻게 했을까' 많이 살피고, 고민한다. 우리는 CG를 할 수 없으니까, 그게 고충이라면 고충이다. 그러고 보니 저희 제작진이 고생이 많다.

▲ 넷플릭스로 와서 마음껏 했다고 했다. 예산이 달라졌을까.

넷플릭스가 덮어놓고 돈을 많이 쓰는 곳이 아니다. 다들 선수라 쓰는게 쉽지 않다. 하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면 돈을 쓰게 해준다. 매출이나 이런게 상품을 팔아서 나오는 게 아니다 보니 그들도 고민이 많을 거 같다. 하지만 이 작품에 어떤게 필요하다고 말하고, 그게 합리적이라 생각하면 쓰게 해주더라. 과거 방송사는 돈에 맞춰 아이디어를 냈다면, 그게 아니라는게 차이라면 차이다. 하지만 원없이 쓴 건 아니다. 얼마나 많은 타협을 했는지 모른다.(웃음) 가령 잠수함이 돌아가는 것도 돈을 많이 쓰고 쉽게 하는 방법이 있는데, 돈을 적게 쓰고 힘들게 하는 걸로 했다.

▲ 공개된 후 아쉬운 건 없었나?

몸 풀려고 하니 끝났다고 하는 부분이 저도 아쉽고, 늘 생각하는 거다. 더 준비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도 하지만, 짧지만 자주 만나는 방식으로 하고자 했다. 과거엔 6개씩 했는데 그게 힘들긴 했다.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좀 줄인 것도 있다.

▲ 촬영은 이틀이라고 들었는데, 제작엔 얼마나 시간이 걸렸을까.

바로 이틀을 찍은 건 아니고, 이 주 정도 텀을 뒀다. 각각 세팅하는데 6주 정도 걸렸다. '대탈출'은 일주일 만에도 만들었는 데(웃음) 그래서 쓰던 걸 썼던 거다. 구상부터 녹화까진 3~4개월 정도 걸린 거 같다.

▲ 몰입도를 위해 '이것까지 했다' 이런 게 있을까.

물이 쏟아지는 부분에서 바닷물처럼 하기 위해 짠 소금물로 준비했다. 우연히라도 입에 들어갈 수 있으니까. 또 문도 무겁게 돌려야 한다는 생각에 무겁게 제작했다. 보이지는 않지만, 출연자들이 느낄 수 있도록, 그런 부분들까지 고민했다.

▲ '대탈출'은 다시 안 하는 건가?

하고는 싶지만 쉽진 않을 거 같다. 하지만 '여고추리반'처럼 다시 만들어지길 바란다. 이번 '여고추리반'도 재밌게 봤다. 저랑 비슷하게 만드는 사람 보면 잘하면 질투 나고, 스트레스받는 부분도 있는데 나올 때마다 기다려서 봤다. 제가 조언할 입장이 아니라 그런 도움은 못 줬지만, 현장의 리더가 있지 않나. 정서적으로만 얘길 했다.(웃음)

▲ 나와서 만든 '데블스플랜' 시즌2는 언제 볼 수 있을까.

내년 초 선보일 수 있을 거 같다. 촬영이 얼마 남지 않았다.

▲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깔을 갖고 가는 거 같다.

저도 저 나름의 기준이 있고, 그걸 향해서 달려가고 있다. 어떤 걸 하는 사람은 그만의 주관이 있을 거다. 그만한 재미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한번 들어가면 끊지 않고 개입 없이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게 제가 하는 장르의 묘미라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IP나 확장에 대해서는 고민은 있다. 아직 말할 순 없지만 늘 고민하고 있다. '더지니어스'도 짜릿했지만 '대탈출'을 했을 때 묘한 기분이 있었다. 뭔가 나는 어떤 이미지로 굳어져 있었는데 '또 이런 걸 했네'라는 거에 대한 보람이 커서 또 느끼고 싶다.

▲ 두뇌서바이벌이나 추리 예능 외에 다른 장르에 대한 도전을 기대해도 될까.

제가 다른 예능을 안 본다.(웃음) 그런데 최근 JTBC '연애남매'를 정말 재밌게 봤는데, 잘하는 사람이 있으니 저까지 할 게 있을까 싶더라. 사람들이 보고 싶지만 고생해서 안 하는 걸 해야 당분간은 저 혼자만 할 수 있다.(웃음) 힘들더라도 2~3년 만이라도 블루오션을 느끼고 싶어서 그런 걸 고민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