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전·월세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뉴스1
서울 전셋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벌써 1년 넘게 오름세다. 세입자들이 많이 찾는 단지는 전세 물건이 씨가 말랐고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에 계약이 맺어지면서 가격이 뛰고 있다. 대기 수요는 주변 단지로 퍼져나가면서 가격을 더 밀어 올리고 있다.

27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넷째 주(24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0.19% 올라 전주(0.17%)보다 상승 폭을 더 키웠다. 서울 전셋값은 지난해 5월 넷째 주(22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벌써 58주 연속 뜀박질을 하고 있다.

은평구 전셋값이 0.35% 올라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은평구 녹번동에 있는 '래미안베라힐즈' 전용면적 84㎡는 지난 13일 7억6000만원에 새로운 세입자를 들였다. 이 면적대는 지난달 15일만 해도 6억7000만원에 신규 계약을 맺었는데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1억원 가까이 가격이 뛰었다.

같은 동에 있는 '북한산푸르지오' 전용 84㎡도 지난 9일 6억2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는데 지난달 같은 면적대가 5억5000만원(15일)까지 나갔다는 점을 고려하면 며칠 사이 7000만원이 오른 셈이다.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한경DB
서울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한경DB
성동구(0.3%) 전셋값도 가파르게 상승 중이다. 옥수동 '래미안 옥수 리버젠' 전용 84㎡는 지난 7일 11억원에 신규 전세 계약을 맺어 지난 4월 맺어진 전세 계약 9억5000만원보다 1억5000만원원 뛰었다. 금호동4가에 있는 '브라운스톤금호' 전용 84㎡는 지난 11일 8억5000만원에 세입자를 들였다. 지난달 최저 전셋값인 7억7000만원(24일)보다 8000만원 올랐다.

이 밖에도 중구(0.29%)는 신당동과 황학동을 중심으로, 마포구(0.28%)는 도화동과 아현동에 있는 주요 단지에서 전셋값이 뛰고 있다. 종로구(0.26%), 동작구(0.24%), 구로구(0.22%), 관악구(0.21%), 영등포구(0.2%), 강서구(0.18%) 등도 전셋값이 가파르게 뛰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지역 내 선호 단지를 중심으로 입주할 수 있는 전세 물건이 점점 부족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집주인이 희망하는 가격 수준에서 거래가 이뤄지면서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인근 단지로 퍼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매매 및 전세가격지수 변동률 사진=한국부동산원
서울 전셋값이 뛰자 집값도 강세다. 이번 주 서울 집값은 0.18% 상승해 전주(0.15%)보다 더 올랐다. 성동구(0.38%)는 행당동과 옥수동에 있는 주요 단지에서 가격이 뛰었고 용산구(0.31%)는 이촌동과 문배동을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다. 마포구(0.31%)는 공덕동과 염리동 대단지에서, 광진구(0.29%)는 구의동과 자양동에 있는 단지 가격이 상승했다.

서초구(0.29%)는 서초동과 잠원동에 있는 대단지에서, 은평구(0.23%)는 응암동과 진관동 중소형 규모를 중심으로 올랐다. 영등포구(0.2%), 송파구(0.2%), 강서구(0.18%), 강동구(0.18%) 집값도 뛰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 문의가 계속되고 있다"며 "집값이 오른 이후에도 호가가 지속해서 뛰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지방 집값은 0.05% 내렸다. 5대 광역시는 0.07% 내려 전주와 같은 하락 폭을 기록했고 8개도는 0.04% 떨어져 전주 대비 낙폭이 더 커졌다. 전셋값도 마찬가지다. 지방 전셋값은 0.03% 떨어져 전주보다 낙폭이 더 커졌다. 5대 광역시(-0.02%), 8개도(-0.03%) 등도 전셋값이 내렸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