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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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시에서 부는 자사주 매입 ‘붐’에 올라타 추가 수익을 노리란 조언이 나왔다. 미국에서 자사주 매입은 대부분 소각으로 이어진다. 이에 따른 발행 주식 수 감소는 주가 상승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26일(현지시간) CNBC는 △1분기 자사주 매입 이력 △1년간 총발행주식 5% 감소 △65% 이하 부채비율 등 3가지 조건을 기준으로 28개 추천 종목을 선별했다. CNBC는 “벅셔해서웨이가 1분기 자사주 매입에 26억달러(3조6000억원)를 썼는데, 이런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며 “여력이 있는 월가 ‘자사주 매입의 왕’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러선 페트롤리엄의 주식 수는 자사주 소각으로 최근 1년간 19% 줄었다. 28개 상장사 중 가장 주식 수가 감소했다. 시가총액 614억달러(85조3000억원)의 대형 정유사다.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도 22억달러(3조원)로 3위를 차지했다. 이 회사는 업황 악화로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16.57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작년 대비 30% 줄어든 수치다. 올 들어 주가는 4월까지 43.82% 올랐다가 상승 폭 절반을 반납한 상태다. 1분기처럼 자사주 매입으로 다시 주가를 부양할 것이란 기대가 크다. 회사 측도 향후 50억달러(7조원)만큼의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겠다고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제네럴모터스(GM)와 스테이트스트리트도 각각 17%, 11%만큼 발행 주식 수를 줄였다. GM은 이미 지난해 11월 100억달러(13조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지만, 지난 11일 추가로 60억달러(8조3000억원)를 매입할 것이란 이사회 승인이 떨어졌다. 이 영향으로 주가는 올들어 26.96% 상승했다. 스테이트스트리트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대형 은행 지주회사다. 시가총액은 219억(30조4000억원) 상당이다. 수익 추정치 감소로 올해 주가는 6.29% 하락세지만, 1분기 11억달러(1조5000억원) 자사주를 사들여 주가 부양 의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개 추천 종목 중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가 가장 큰 상장사는 투자은행 웰스파고였다. CNBC가 추산한 웰스파고의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68억4100만달러(9조5000억원)다. 같은 기간 견조한 실적으로 올들어 주가 역시 15.57% 올랐다. 뒤를 이은 미국 최대 케이블 업체 컴캐스트는 반대로 주가가 12.48% 하락했다. 매출액 정체기에 접어든 컴캐스트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사업에서 최근 1년간 26억달러(3조60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주가는 지난해 8월부터 장기 우하향 추세라 반전이 필요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컴캐스트의 1분기 자사주 매입 규모는 26억6400만달러(3조7000억원)에 이른다.

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