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니상 수상 '위대한 개츠비' 관람하고 출연진 격려
총괄 프로듀서 신춘수 "펀드 조성 등 정책적 지원 필요"
뉴욕 브로드웨이 찾은 유인촌 "개츠비에 K-뮤지컬 가능성 확인"
사랑을 좇던 백만장자 제이 개츠비가 총에 맞으며 비극적인 최후를 맞았다.

결말에 다다른 무대가 암전되자 객석에선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26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가 상연 중인 미국 뉴욕 맨해튼 53번가의 브로드웨이 시어터는 약 1천500석이 빈틈없이 메워졌다.

관객들은 배우들의 제스처와 유머, 앙상블 출연진의 화려한 의상과 역동적인 춤에 시종일관 웃음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객석에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자리했다.

유 장관은 27일 뉴욕코리아센터 개원식 참석차 뉴욕을 방문했다가 성황리에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 제작진과 출연진을 격려하고자 이곳을 찾았다.

'위대한 개츠비'는 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의 신춘수 대표가 아시아인으로는 처음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아 기획하고 제작했다.

미국 작가 F.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지난 16일 제77회 토니어워즈에서 이 작품 의상을 담당한 린다 조 씨가 '의상 디자인상'을 받으며 흥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 찾은 유인촌 "개츠비에 K-뮤지컬 가능성 확인"
토니상 수상 당시 축전을 보냈던 유 장관은 "세계 뮤지컬 산업의 총본부인 브로드웨이에 우리 프로듀서가 가장 미국적인 작품을 무대에 올려 자랑스럽다"며 "미국 배우, 스태프와 함께 만들었지만, 한국 프로듀서가 공연 총괄 기획부터 완성까지 모든 역할을 다한 만큼 우리 뮤지컬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의미"라고 관람평을 내놓았다.

그는 "국내 뮤지컬을 브로드웨이에 가져와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거란 가능성을 확인하는 공연이었다"며 "신 대표가 우리말로 하는 뮤지컬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보고 싶다는 의지가 있는 만큼 그런 시도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본 무대에 올리기 전 시연하는 트라이아웃(테스트) 공연장이 없는데 완성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이제는 그런 공간도 필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뉴욕 브로드웨이 찾은 유인촌 "개츠비에 K-뮤지컬 가능성 확인"
유 장관은 관객들이 빠져나간 뒤 현지 출연진들을 무대에서 만나 격려했다.

그가 "브로드웨이에서 충분히 공연한 뒤 서울에서도 공연하면 좋겠다"고 제안하자, 극 중 개츠비가 사랑한 데이즈 뷰캐넌을 연기한 배우는 "2017년 '드림걸즈' 공연차 한국에 간 적이 있다.

그때 너무 좋아서 다시 한국에 가고 싶다"고 화답했다.

유 장관의 연극배우 이력을 안 배우들은 "장관님만큼 오래 연극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신춘수 대표는 지난 4월 정식 개막해 뮤지컬 비수기에도 객석 점유율이 90%라며 장기 공연에 대한 바람을 밝혔다.

그는 "이 작품은 사전 제작비가 2천500만 달러, 매주 공연 비용이 100만 달러 정도로 1년 정도 해야 손익분기점에 다다를 수 있다"며 "장기 공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객들의 평가와 입소문이다.

관객들이 아름다운 프로덕션이란 얘기를 많이 하는데, 최선의 공연 컨디션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K-뮤지컬에 대한 생각을 밝히며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도 당부했다.

신 대표는 "뮤지컬에선 총괄 프로듀서, 연출, 작가와 작곡가가 중요한 요소로, 이 부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 K-뮤지컬이라 할 수 있다"며 "정부가 뮤지컬을 산업으로 인식하고 펀드 조성 등의 지원을 한다면 좋은 작품이 더 많이 세계에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