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타임스 "디커플링은 불가능…한중 모든 수준 소통 유지 필요"
中관영지 "韓, 디커플링 반대 통해 대중수출 확대 기회 잡아야"
한국이 미국을 제치고 최대 대(對)중국 수출국에 오른 가운데 한국이 미국 주도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 반대를 통해 대중국 수출 확대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중국 관영지가 27일 주장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1∼5월 미국을 밀어내고 중국에 상품 수출을 가장 많이 한 국가가 됐다.

이 기간 한국 대중 수출액은 709억달러(약 98조원)로 작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해 미국 대중 수출액 676억달러를 넘었다.

지난해 미국은 중국에 총 1천642억달러어치 상품을 수출해 개별 국가 중 대중 수출액이 가장 많았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를 두고 아시아 가치 및 산업망 구조조정을 보여주는 분명한 신호라고 주장했다.

미국이 기술 생태계에서 인위적으로 디커플링을 노리고 있지만, 미국 기대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미국은 첨단전략산업 분야에서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중국을 세계 공급망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따르도록 압박하는 디커플링을 추진해왔는데, 작년부터는 이를 대신하는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을 내세우고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한국 5월 수출이 반도체 판매 호조에 힘입어 8개월 연속 증가한 점에 주목했다.

디스플레이 패널과 컴퓨터, 무선통신 장치 등 다른 IT 제품도 증가한 가운데 한국 5월 반도체 수출은 54.5% 증가해 7개월 연속 늘어났는데, 상당 부분이 중국에 수출돼 한국 대중 수출 급증에 기여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베트남과 말레이시아가 나란히 올해 첫 5개월간 대중 수출에서 두 자릿수 성장을 거둔 점 역시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시장 선택에 따라 아시아 국가들과 중국 간 경제·무역 관계가 강화됐다면서 디커플링을 촉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이렇듯 중국은 수입 시장으로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한국이 디커플링에 반대하고 수출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압박했다.

한국이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직면한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한국 정치인들은 전략적 냉정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한국의 정치적 지혜와 외교적 자율성을 시험할 때라고도 했다.

또한 정치적 협력과 상호 신뢰, 우호적 분위기상 진전이 없다면 이념적 차이로 인해 경제 협력이 저해될 수 있다면서 한중 양국이 모든 수준에서 효과적인 의사소통을 유지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아울러 베트남과 같은 일부 동남아 국가는 노동집약적 제조업 발전에 몰두하고 있고 한국은 반도체 등 IT 제품에 비교 우위를 누리고 있다면서 한국이 이런 비교우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