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X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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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의 한 기혼 남성이 아내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결심한 사연이 전해졌다.

27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베트남 다낭 출신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투이 티엔(41)은 결혼 8년 만에 성전환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티엔은 어린 시절부터 여성복을 즐겨 입는 일명 '크로스 드레서(Cross Dresser·CD)였다. 나이가 들면서 여성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남성성을 과시하기 위해 오토바이를 타기도 했다.

베트남넷 등에 따르면 티엔은 4살 연하의 아내 응우옌 후이를 온라인 데이팅 앱을 통해 처음 만났다. 티엔은 후이를 만나면서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혔고, 후이는 그런 그를 온전히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결혼 생활 8년 동안 두 딸을 키우며 남부럽지 않은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6개월 전 티엔은 부모에게 커밍아웃하고 성전환 수술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의 아내는 인터뷰에서 "처음엔 남편의 결정에 충격을 받았으나 탓하지는 않았다"며 "진정한 자아를 추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라고 소신을 전했다. 이어 "어려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엔은 "저를 온전히 지지하고 공감하고 깊이 사랑하는 아내가 있다는 것은 정말 행운"이라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부터 11kg을 감량하고 호르몬 약을 먹는 등 성전환 수술을 준비 중이다.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화려한 화장을 한 아빠를 본 딸들은 점차 아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예쁘다"고 칭찬하기도 한다고.

티엔은 자신에 대해 '트렌스젠더 레즈비언'이라고 말하며 여전히 여성을 좋아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올해 말 태국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을 계획이다.

현지 네티즌들은 "아내를 평생 소중히 여겨야 한다", "한 가정에 두 명의 엄마가 있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 "가정이 행복하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응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