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024회계연도 3분기(3~5월)에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냈다. 인공지능(AI) 시장이 확대되며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오른 덕분이다. 다만 4분기 예상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시간 외 거래에서는 주가가 떨어졌다.

26일(현지시간) 마이크론은 3분기 매출이 68억1000만달러(약 9조50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전 분기보다 약 17% 늘어난 수치다. 주당순이익은 0.62달러였다. 2024회계연도 4분기(6~8월) 매출은 76억달러로 예상됐다.

이날 발표된 마이크론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앞서 시장은 마이크론이 3분기에 매출 66억7000만달러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주당순이익 역시 시장 전망치(0.51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달러에 달하는 순손실을 냈지만 올해에는 3억3200만달러 순이익을 올렸다.

마이크론은 깜짝 실적을 낸 배경으로 강력한 AI 수요를 꼽았다. 마이크론은 AI 반도체에 필요한 자사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내년까지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산자이 메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AI 관련 제품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덕분에 데이터센터 사업이 50%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데이터센터 제품의 강력한 AI 수요로 우리 첨단 공정에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67% 오른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깜짝 실적에도 오히려 시간 외 거래에서 5% 안팎 하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월가에서는 마이크론의 4분기 매출이 8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4분기 전망치가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게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리콘밸리=송영찬 특파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