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고 플루티스트 꿈 포기할 순 없었죠"
“수많은 역경이 있었지만 플루티스트라는 평생의 꿈 덕분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기악과에 재학 중인 변상훈 씨(사진)는 27일 삶의 원동력을 묻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 변씨는 플루트 전공 대학생이다. 지난달 말 여성가족부가 연 ‘제20회 대한민국청소년박람회 청소년 육성 및 보호 유공 수여식’에서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 상은 자기계발·봉사 등 주체적인 활동으로 귀감이 되는 청소년에게 돌아간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고 진취적으로 학업 활동과 직업 교육, 멘토링 활동 등에 힘써온 점을 인정받았다.

변씨는 지체 장애를 앓고 있는 아버지와 음악을 전공한 어머니 아래 3남 1녀 중 셋째로 태어났다. 어머니의 영향을 받아 플루트를 접하고 중학생 때 한국예술영재교육원의 저소득 청소년 예술 지원 프로그램 ‘예술영재발굴아카데미’에 선발돼 플루트를 전공하기 시작했다.

플루트라는 꿈을 찾았지만 변씨를 기다리고 있던 것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한 첩첩산중의 고비였다. 그는 “어머니가 대출까지 받아 악기를 사주셨지만 비싼 악기를 가지고 초등학생 때부터 체계적으로 레슨을 받은 친구가 많았다”면서도 “꿈을 포기할 순 없어 딱 1년만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보기로 결심했다”고 회상했다.

변씨는 노력을 거듭한 끝에 2020년 충북예술고에 입학하고 CJ나눔재단이 운영 중인 ‘CJ도너스캠프 꿈키움 장학’ 프로그램의 장학생으로 선발됐다. 이 제도는 지역아동센터 청소년 중 예체능·기술 등 특기 또는 학업 분야에 잠재력이 있는 장학 대상자를 발굴해 교육비, 진로 맞춤형 멘토링, 심리 상담 등을 종합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고등학교 생활 내내 장학 지원을 받아 연습에 매진한 변씨는 2023년 한예종 기악과에 진학했다. 같은 해 10월 열린 제63회 동아음악콩쿠르에서 플루트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장학 사업을 통해 인연을 맺은 선생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결과”라고 말했다. 변씨는 “도와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펼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글=이소현/사진=임대철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