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에 복무하고 있는 장병들은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고 문명의 표준을 바꾸는 세대입니다. 보물 같은 아이디어와 창의성은 정예 육군 건설의 강력한 추동력이 될 것입니다.”(신은봉 육군인사사령관)육군이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 대전일자리경제진흥원이 공동 주관한 ‘제11회 육군창업경진대회’ 시상식이 28일 서울 청파로 한국경제신문사 다산홀에서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458개 팀, 1300명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이후 서류 심사·온라인 본선 등을 거쳐 최종 7개 팀이 시상식 무대에 올랐다.올해 창업경진대회 본선에는 40개 팀이 진출했다. 정보기술(IT)·통신(16개 팀), 바이오·의료·생명 (9개 팀), 기계·소재(5개 팀), 전기·전자(1개 팀), 기타(9개 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르게 수상작이 나왔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황의룡 한길리서치 공공마케팅연구실장은 “국방, 의료, 방제, 자원재활용 등의 분야에서 사업 아이템이 나왔다”며 “여기에 드론, 인공지능(AI), 로봇 등 최신 산업기술이 적용된 게 특징”이라고 평가했다.대상은 혈액 검사용 무인 AI 로봇 채혈기를 고안한 계룡대근무지원단의 ‘아이브’ 팀이 차지했다. 이들은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이나 국제사회 전투 현장 등 응급 의료 상황에서 인력 공백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같은 채혈기를 개발했다. 아이브 팀의 이진구 이병은 “지금껏 감각에 의존해온 채혈 방식은 신체 내부의 제한적인 정맥 정보로 한계가 있었다”며 “AI를 기반으로 정맥 탐색, 침습 여부 판단 등 정맥천자(주사로 정맥을 찌르는 행위)의 영역을 자동화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군 관련 창업 아이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최우수상을 수상한 육군 미사일사령부의 ‘프로바이트’ 팀은 혹한기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동상 응급처치 키트를 개발했다. 우수상을 받은 제3포병여단의 양은혁 상병 등 ‘옴니포스’ 팀은 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성형 AI 기반 챗봇 서비스인 ‘야전교범 챗봇(테크챗)’을 개발했다. 양 상병은 “군에서 쓰는 기존 책자형 교범이나 전자식 기술교범이 휴대성이 낮고 정보 탐색이 어렵다는 점에서 착안했다”고 말했다.시상식 뒤에는 한경과 육군인사사령부 간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육군 전역 예정자들이 취업 역량을 쌓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핵심이다. 이를 위해 한경 콘텐츠 구독을 원하는 육군 장병 및 군무원에게 ‘모바일 한경’ 2개월 무료 구독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육군은 장병들이 모바일 한경 구독을 통해 군 생활을 하면서도 사회와 지속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 전역 후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신 사령관은 “한경의 모바일 구독권 지원이 최근 취업 경향, 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대비 등 장병 취업 역량 구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철수 한경 경영지원실장은 “많은 전역 장병과 군무원의 취업 및 창업에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강원 인제군 한 육군 부대에서 훈련병 1명이 군기훈련 중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만에 숨졌다. 5일 전 수류탄 사고에 이어 1주일 사이 두 건의 훈련병 사망 사고가 육군에서 터졌다.26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5시20분께 인제군 모 부대에서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 6명 중 1명이 쓰러졌다. 쓰러진 훈련병은 민간병원으로 응급 후송돼 치료받았지만, 상태가 악화해 25일 오후 사망했다.군기훈련이란 상급자가 군기 확립을 위해 규정과 절차에 따라 하급자에게 지시하는 체력단련과 정신수양 등을 말한다. 지적사항 등이 있을 때 시행되며 ‘얼차려’라고도 불린다.육군은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께도 심심한 위로의 마음을 진심으로 전하며, 유가족 입장에서 필요한 제반 사항을 성심을 다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민간 경찰과 함께 군기훈련이 규정과 절차에 맞게 시행됐는지 등을 포함해 정확한 사고 원인과 경위에 대해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지난 21일에는 육군 3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도중 수류탄이 터져 훈련병 1명이 숨지고, 소대장 1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지난해 군을 떠난 5년 이상 경력의 간부가 처음으로 9000명을 넘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사단급 규모의 군 간부가 제대를 택한 것이다. 특히 5~10년 경력의 야전 중간 간부 제대자가 43%로 가장 비중이 컸다. 전투력의 근간인 중·상사, 대위급 이하 간부의 유례없는 ‘탈출 러시’와 초급 장교 모집 미달이 맞물려 군의 간부 인력 수급 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2023년 제대한 장교 및 준·부사관은 9481명이었다. 전년(7639명)보다 24.1% 늘었다. 5~10년 경력의 중기복무 간부 장교의 이탈이 두드러진다. 지난 한 해 동안 4061명이 군을 떠났다. 전년(2999명) 대비 35.4% 증가해 군의 인력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대부분 20~30대인 이들 간부는 병사와 현장에서 호흡하며 야전 전투력을 책임지는 핵심 전력이자 고위 간부로 성장할 미래 자원이라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최근 전방의 육군 기계화보병 사단은 부사관의 줄이탈로 훈련 파행은 물론 무기체계 운용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MZ세대인 중기 복무자들이 군을 떠나는 이유는 최근 2~3년 새 더 벌어진 민간 기업과의 급여차, 열악한 주거 및 근무 환경에 대한 상대적 박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내년 150만원으로 오르는 병장 월급은 세금을 뗀 하사 1호봉 급여와 비슷한 수준이다. 공군의 한 부사관은 “지금과 같은 월급을 받으며 일하기보다 전역 후 물류 경비 등의 직업을 찾겠다는 동료가 늘고 있다”고 털어놨다.김의식 용인대 군사학과 교수는 “초급 간부 시절 열악한 처우를 버텨낸 중간 간부들이 참다못해 군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조철오/김동현/김다빈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