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독했던 전쟁의 기억…'콜디스트 윈터'
[신간] 고질라처럼 다가오는 위기의 먹구름…'거대한 물결'
▲ 거대한 물결 = 미치코 가쿠타니 지음. 김영선 옮김.
뉴욕타임스 서평 전문기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인 저자에 따르면 지금 세계는 분수령에 처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선거제도와 법치주의에 대한 신뢰를 땅바닥에 떨어뜨리며 민주주의를 위기로 내몰고 있다.

또한 극우 포퓰리즘은 확산하고, 권위주의 정권도 세계 무대에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소득과 의료, 기회의 불평등도 가중되고 있다.

유럽과 중동에서 전쟁도 잇따른다.

게다가 이 모든 문제 위에 '기후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저자는 이 같은 상황을 두고 "먹구름이 고질라처럼 다가오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이 같은 위기가 연쇄적으로 이어지면서 전 세계적인 불안정성을 야기한다고 지적하면서 "현재 세계가 직면한 수많은 위기를 보는 한 가지 방법은 즉각적 조치가 필요한 무서운 경고, 즉 스트레스 테스트로 간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민주주의의 가치와 제도를 지키고 더욱 공정하면서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기 위한 길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디지털 기술의 긍정적 사용, 탈중심화, 수평적 구조 등을 대안으로 꼽는다.

책 제목은 가쓰시카 호쿠사이(1760~1849)의 목판화 연작 '후지산 36경' 중 하나인 '거대한 물결'에서 따왔다.

불길한 파도와 평온한 후지산의 모습을 병치해 일상의 위험과 초월의 가능성을 포착한 그림이다.

저자는 작금의 상황도 위기와 이를 초월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본다.

돌베개. 332쪽.
[신간] 고질라처럼 다가오는 위기의 먹구름…'거대한 물결'
▲ 콜디스트 윈터 = 데이비드 핼버스탬 지음. 정윤미·이은진 옮김.
전쟁사가 새뮤엘 마셜은 한국전쟁을 두고 "금세기에 일어난 소규모 전쟁 중 가장 혹독한 전쟁"이라고 평한 바 있다.

최강을 자랑하는 미군의 입장에서는 그럴만했다.

한반도의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미군은 막강한 탱크 전력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었다.

혹한의 추위, 험준한 지형 속에 미군은 한국전쟁 기간 3만3천명이 사망했고, 10만5천명이 다쳤다.

전쟁을 지속할수록 승전할 가능성도 별로 없었다.

미군 사이에선 '비기기 위해 죽어야 하나'라는 자조 섞인 표현이 유행했다.

한국에서 날아오는 소식이 늘 암울했기에 보도도 별반 되지 않았다.

한국전쟁은 미국 입장에선 이역만리에서 벌어진 "당혹스럽고 어정쩡한 충돌"에 불과했다.

베트남전쟁 보도로 1964년 퓰리처상을 받은 저자는 한국전쟁 참가자 수백명을 인터뷰하고, 전쟁 관련 서적과 기록을 참조해 책을 출간했다.

국내에선 2009년에 처음으로 독자들과 만났다.

이번에 새롭게 출간된 건 개정판이다.

각종 군사용어와 오역을 수정하고, 좀 더 정확하고 객관적인 역사를 그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출판사 측은 전했다.

살림. 108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