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시 전 대통령 지난달 헬기 추락 사망으로 '돌발대선'
강경 보수파 유력후보 갈리바프 대선 도전 '3전4기' 관심
이란서 오늘 대통령 보궐선거…보수 후보 우세 전망
에브라힘 라이시 전 대통령이 지난달 불의의 헬기 추락으로 사망하면서 갑작스럽게 성사된 이란 대통령 보궐선거 투표가 28일(현지시간) 치러진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위태로워진 중동 정세 속에서 시아파 맹주로서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는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의 새 대통령이 누가 될지 국제사회의 이목이 쏠린다.

현지 선거당국에 따르면 이날 대선 투표는 오전 8시부터 각지에 마련된 약 5만8천640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유권자 수는 약 6천100만명이다.

투표 마감 시각은 오후 10시이지만 이튿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지난 9일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승인한 후보는 총 6명이지만 선거 운동 기간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과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부통령이 사퇴하면서 현재는 4명이 됐다.

이들 가운데 강경 보수파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63) 마즐리스(의회) 의장이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갈리바프 의장은 군 조종사 출신이며 1996년에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공군 사령관에 올랐고 4년 뒤 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2005년 수도 테헤란 시의회에서 시장으로 선출돼 2017년까지 재임하는 동안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꾸준히 거론됐으나 정작 대선에서는 3차례 고배를 마셨다.

2005년에는 대선에 출마했다가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했고, 2013년 선거에서는 하산 로하니에게 밀려 2위에 그쳤다.

2017년에는 재도전을 선언했다가 라이시를 위해 대선 레이스를 중도에 포기했다.

이번이 4번째 대선 도전으로 그의 '3전4기'에 관심이 모인다.

여기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 인사로 알려진 사이드 잘릴리(59) 전 외무차관이 보수 진영 내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그는 2013년 대선에 출마해 3위에 그쳤고 2021년 대선에선 라이시를 지지하며 중도 사퇴했다.

유일한 중도·개혁 후보인 마수드 페제시키안(70) 의원은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를 중심으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진영 후보가 우세하다는 시각이 대체적이지만 최근 페제시키안 의원이 다크호스로 떠오르면서 판세가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서방과 관계 개선, 히잡 단속 완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고 지지층을 넓히고 있다.

이날 투표 결과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내달 5일 다득표자 2명이 결선 투표로 최종 당선자를 가린다.

결선 투표까지 치러진 대선은 2005년이 마지막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