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중동 전운…브렌트유 2개월만에 최고 [오늘의 유가]
이스라엘, 레바논 대규모 공습 저울질
상승세 지속하는 유가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만들겠다는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극언이 나오는 등 중동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두 달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2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는 8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84달러(1.04%) 오른 배럴당 81.74달러로 마감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14달러(1.34%) 오른 배럴당 86.3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일 이후 1주일 만의 최고 수준이었고 브렌트유는 지난 4월 29일 이후 약 2개월 만의 최고치로 올랐다.
짙어지는 중동 전운…브렌트유 2개월만에 최고 [오늘의 유가]
미국의 원유 재고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많이 쌓인 가운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지만 중동 리스크가 유가를 계속 밀어 올리고 있다. 네덜란드 컨설팅 기업 인사이트글로벌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암스테르담-로테르담-앤트워프(ARA) 정유·저장 허브의 휘발유 재고는 이번 주 들어 9% 이상 증가했다. 프라텍 케디아 JP모간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허리케인이 미국 휘발유 소비에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충돌 가능성이 시장에 더욱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전쟁 발발 후 헤즈볼라는 이슬람권 연대 차원에서 이스라엘 북부를 공격해왔다. 지난 11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최고위급 지휘관 등이 사망한 후 공격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다니엘 예르긴 S&P글로벌 부회장은 미국 CNBC 방송에서 "중동 긴장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이 레바논 국경지역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AFP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육군 참모총장이 레바논 국경지역에서 연설하고 있다 / 사진=AFP
외신에 따르면 이날 저녁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북부 갈릴리의 이스라엘군 기지를 향해 약 40발의 로켓이 발사됐다. 전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헤즈볼라를 향해 "레바논을 석기시대로 돌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동에선 이 밖에도 예멘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후티 반군이 수개월째 이란의 지원을 받아 홍해에서 상선을 공격하고 있다. 러시아까지 최근 이란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