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을 만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대구 서구 김상훈 의원 지역구 사무실 건물 한 회의실에서 당원들을 만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는 20대 남성이 남성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경찰 등으로부터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대해 "그 어떤 경우에도 수사기관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28일 밝혔다. 국민의힘 당권주자는 물론 유력 정치인 가운데 이 사안을 언급한 건 한 후보가 처음이다.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성범죄를 예방하고 강력하게 처벌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할 정말 중요한 일이지만, 그것 못지않게 절대로 억울한 사람이 처벌받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 모든 수사와 재판 절차에서 충분히 고려돼야 한다"며 "화성동탄경찰서에서 수사 중인 그 사안은 아직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으니 예단하지 않겠지만, 그 어떤 경우에도 수사기관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거나 예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 후보는 "저는 법무부 장관 재직 시, 한편으로 한국형 제시카법 등 성범죄 엄벌과 예방을 위해 단호한 조치를 실천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으로 생긴 무고죄 수사의 공백을 막아보려고 검찰이 무고죄를 직접 수사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개정했다"며 "우리는 범죄에 대해 강력하게 대응하는 것과 억울한 사람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 둘 다 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아파트 내 헬스장 남성 화장실을 이용했다가 화성동탄경찰 등으로부터 성범죄자로 몰렸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글이 연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글을 쓴 A씨는 최근 아파트 내 헬스장을 이용했고, 이튿날 다시 운동센터를 찾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전날 한 여성이 '누가 자신을 훔쳐본다'고 신고했고, CCTV 확인 결과 A씨가 용의자로 특정돼서다.

그러나 A씨는 "아파트 운동센터 화장실은 남녀가 구분돼 있고 남자 화장실에는 소변기가 있어 착각할 수가 없다"며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데도 경찰은 이미 나를 범죄자인 것처럼 무시하고 반말했다"고 했다. A씨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경찰은 A씨에게 "학생이야? 군인이야?", "지금 나이 몇살이야" 등 반말을 했다. A씨가 손을 떨면서 신분증을 제시하자 "천천히 해도 돼. 뭐 손을 떨어"라고 했다.

A씨가 사건 번호 확인을 위해 경찰서를 찾았을 때도 A씨를 응대하던 경찰관은 "떳떳하시면 그냥 가만히 계시면 된다"고 했다고 한다. 이후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은 어디 갔나", "경찰의 태도가 강압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항의가 쏟아지자 화성동탄경찰서는 여성청소년과장 이름으로 입장문을 냈다. 여청과장은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신고 처리 과정에서 경찰관의 부적절한 언행이 있었는지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