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에 베팅했는데 이럴 줄은"…BTS 없는 하이브의 근황 [김소연의 엔터비즈]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IT기업이라면서
BTS 컴백만 바라봐야 하는 하이브
BTS 컴백만 바라봐야 하는 하이브
아티스트로 돈을 벌어 IT에 투자하고 있지만, 여전히 수익은 마이너스. "엔터테인먼트사가 아닌 IP기업"이라며 게임사 출신 임원들을 대거 기용한 하이브의 성적표다. 민희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을 비롯해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 등 내홍이 이어지고 있는 하이브는 대표 IP인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만 기다리고 있는 모양새다.
지난 12일 방탄소년단의 맏형 진이 1년 6개월의 군 복무를 마치고 만기 전역했다. 2022년 12월 방탄소년단 멤버 중 가장 처음 육군 현역으로 입대해 신병교육대 조교로 복무했던 진은 전역 다음 날인 13일 '진스그리팅'과 BTS페스타 행사를 통해 팬들과 만나 각종 챌린지, 먹방 등을 보여주며 '군백기'를 잊는 존재감을 보여줬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완전체 활동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관측되고 있다. 두 번째로 입대한 제이홉이 오는 10월 전역이 예정돼 있고, 나머지 멤버들의 만기 전역일은 내년 6월이기 때문.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하이브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IT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플랫폼 사업, 여기에 민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시가 총액 10조원을 넘나들던 하이브는 현재 8조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엔터로 성장했지만, 엔터 DNA를 부정하던 하이브의 민낯이 민 대표와의 분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상장 이후 지난 4년 동안 IT관련 투자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하이브가 다시 방탄소년단의 컴백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한다는 게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하이브는 2020년 10월 15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공모가 13만5000원 기준 5조원에 달하며 고평가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비교기업에 엔터사가 아닌 정보기술(IT)·플랫폼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시키며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아닌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한 배경에도 IT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팬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 컴퍼니, 게임 개발 및 배급을 맞는 하이브IM, 오디오와 음악, AI솔루션 개발 등을 담당하는 수퍼톤 등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고, 올해 3월 사업보고서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멀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종속 기업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위버스컴퍼니의 경우 작년에만 8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2022년 15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늘어난 것. 위버스컴퍼니는 글로벌 팬 커머스 '위버스샵'과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운영한다. 위버스는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수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1분기 위버스의 MAU는 920만명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은 적자 폭이 더 크다. 2022년 하이브의 미국법인 하이브아메리카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손잡고 미국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했다. 레벨스는 방탄소년단 등 유명 연예인 IP을 활용해 NFT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포토카드 등 공식상품(MD)을 디지털화해 NFT 형태로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해 레벨스는 영업손실 143억6000만원, 당기순손실 13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억2000만원이다.
이 와중에 이들 모델의 수입 확대를 기대하는 포인트도 방탄소년단이었다. 이재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버스의 실적 부진을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의 부재로 팬 방문자가 일시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멤버인 진이 오는 6월 중순 제대를 앞둬 2분기부터 MAU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1분기 하이브의 연결기준 매출 360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2.1%, 72.6% 감소한 액수다. 특히 당기 순이익은 29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대비 87.4% 하락한 수치다.
하락한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은 IT 관련 사업이 아닌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었다. 하이브 측은 1분기 매출을 공개하며 "2분기부터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8개 아티스트 그룹이 128회의 콘서트와 팬미팅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10개 팀이 약 160회의 투어와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하이브 자회사 바이너리코리아는 창작자 팬덤 플랫폼 디어스를 지난 22일 출시했다. 지난 3월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구독자 234만 명을 보유한 도티, 구독자 426만 명의 옐언니 등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창작자들이 입점했다. 하지만 유명 글로벌 아이돌들이 대거 입점한 위버스도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창작자 팬 플랫폼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수퍼톤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제작한 버추얼 걸그룹에 대한 반응도 탐탁지 않다. 지난 27일 슈퍼톤은 신디에잇(SYNDI8)이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표절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지난 21일 신디에잇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침착맨이 떠오르는 캐릭터 사진이 게재됐다. 신디에잇은 "50만 너튜버 방송에 카나리가 혼자 나가게 됐다"며 "노래가 너무 좋다는 촐싹맨의 부탁으로 카나리는 노래를 다섯 곡이나 연달아 부르게 되는데?"라고 적었는데, '촐싹맨'이 '침착맨'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침착맨의 팬클럽의 반발뿐 아니라 침착맨 유튜브 채널 PD도 "??"라는 댓글을 남기며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음을 암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방탄소년단 멤버들의 완전체 활동은 내년 하반기 이후로 관측되고 있다. 두 번째로 입대한 제이홉이 오는 10월 전역이 예정돼 있고, 나머지 멤버들의 만기 전역일은 내년 6월이기 때문. 방탄소년단의 활약이 하이브 실적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이미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IT기업을 표방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한 플랫폼 사업, 여기에 민 대표와의 경영권 분쟁 등으로 시가 총액 10조원을 넘나들던 하이브는 현재 8조원대 초반을 유지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엔터로 성장했지만, 엔터 DNA를 부정하던 하이브의 민낯이 민 대표와의 분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상장 이후 지난 4년 동안 IT관련 투자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던 하이브가 다시 방탄소년단의 컴백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한다는 게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하이브는 2020년 10월 15일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다. 당시 시가총액은 공모가 13만5000원 기준 5조원에 달하며 고평가 논란에도 휩싸였지만, 비교기업에 엔터사가 아닌 정보기술(IT)·플랫폼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포함시키며 사업 다각화를 강조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아닌 '하이브'로 사명을 변경한 배경에도 IT 사업 진출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후 팬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 컴퍼니, 게임 개발 및 배급을 맞는 하이브IM, 오디오와 음악, AI솔루션 개발 등을 담당하는 수퍼톤 등을 자회사로 운영하고 있고, 올해 3월 사업보고서에서도 "라이프스타일 멀티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종속 기업들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위버스컴퍼니의 경우 작년에만 80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이는 2022년 15억원보다 손실 규모가 늘어난 것. 위버스컴퍼니는 글로벌 팬 커머스 '위버스샵'과 팬 커뮤니티 '위버스'를 운영한다. 위버스는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 명을 돌파했지만, 수익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1분기 위버스의 MAU는 920만명으로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NFT(대체불가토큰) 사업은 적자 폭이 더 크다. 2022년 하이브의 미국법인 하이브아메리카는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운영사인 두나무가 손잡고 미국 합작법인 레벨스를 설립했다. 레벨스는 방탄소년단 등 유명 연예인 IP을 활용해 NFT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포토카드 등 공식상품(MD)을 디지털화해 NFT 형태로 판매했다. 하지만 지난해 레벨스는 영업손실 143억6000만원, 당기순손실 13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3억2000만원이다.
이 와중에 이들 모델의 수입 확대를 기대하는 포인트도 방탄소년단이었다. 이재준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위버스의 실적 부진을 "방탄소년단 멤버 전원의 부재로 팬 방문자가 일시 감소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 "멤버인 진이 오는 6월 중순 제대를 앞둬 2분기부터 MAU가 반등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1분기 하이브의 연결기준 매출 3609억원, 영업이익 144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12.1%, 72.6% 감소한 액수다. 특히 당기 순이익은 29억원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대비 87.4% 하락한 수치다.
하락한 매출을 끌어올릴 방안은 IT 관련 사업이 아닌 소속 아티스트들의 활동이었다. 하이브 측은 1분기 매출을 공개하며 "2분기부터 아티스트들이 대거 활동을 재개하고, 월드투어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8개 아티스트 그룹이 128회의 콘서트와 팬미팅을 진행했으나, 올해는 10개 팀이 약 160회의 투어와 팬미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하이브 자회사 바이너리코리아는 창작자 팬덤 플랫폼 디어스를 지난 22일 출시했다. 지난 3월 베타 테스트를 시작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구독자 234만 명을 보유한 도티, 구독자 426만 명의 옐언니 등 샌드박스네트워크 소속 창작자들이 입점했다. 하지만 유명 글로벌 아이돌들이 대거 입점한 위버스도 손실을 보는 상황에서 창작자 팬 플랫폼 수익 모델이 뚜렷하지 않다는 우려도 있다. 수퍼톤에서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제작한 버추얼 걸그룹에 대한 반응도 탐탁지 않다. 지난 27일 슈퍼톤은 신디에잇(SYNDI8)이 데뷔 앨범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작도 전에 표절 의혹에 휘말린 상태다.
지난 21일 신디에잇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침착맨이 떠오르는 캐릭터 사진이 게재됐다. 신디에잇은 "50만 너튜버 방송에 카나리가 혼자 나가게 됐다"며 "노래가 너무 좋다는 촐싹맨의 부탁으로 카나리는 노래를 다섯 곡이나 연달아 부르게 되는데?"라고 적었는데, '촐싹맨'이 '침착맨'과 유사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침착맨의 팬클럽의 반발뿐 아니라 침착맨 유튜브 채널 PD도 "??"라는 댓글을 남기며 상호 합의가 되지 않음을 암시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