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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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용품 기업 나이키가 주가가 27일(현지시각) 실적 발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락했다. 나이키가 2025 회계연도(2024년 6월~2025년 5월)에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나이키는 이날 4분기(3~5월·회계연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7% 감소한 126억달러에 그쳤다는 실적을 발표했다. 이어 온라인 판매 둔화, 중화권에서의 ‘거시적 불확실성 증가’, 시장 전반의 ‘고르지 않은 소비자 트렌드’ 등을 이유로 매출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춰 잡았다.

나이키는 1분기(6~8월) 매출이 10%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애널리스트들의 예상(3.2% 감소)보다 훨씬 큰 폭의 매출 하락이다. 나이키는 2024 회계연도(2023년 6월~2024년 5월) 전체 매출도 513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제외하고 2010년 이후 가장 더딘 연간 매출 증가율이다. 중국 등의 매출은 양호했으나 자회사 컨버스는 지난 분기에 북미와 서유럽에서 매출이 18% 급감했다. 이날 94.19달러로 마감한 나이키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82달러대로 급락했다. 연초 주가 106.5달러에 비해선 20% 가까이 하락했다.

나이키가 러닝화 부문에서 특히 고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로드 러닝 현장에서 한 기업이 눈에 띄게 사라졌다. 바로 나이키다"라고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달리기 모임이 인기를 끌었지만 나이키의 오리건주 비버턴 본사가 포함된 포틀랜드 지역의 달리기 커뮤니티의 구성원들은 나이키의 스우시 로고가 현장에서 사라졌다고 입을 모았다. 뉴발란스와 호카, 아식스 등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다.

뉴발란스는 전 세계에 현지 러닝 코치와 운영 클럽 리더를 담당하는 현장 영업사원을 배치하고 있고, 신흥 브랜드들은 SNS를 통해 자신들의 브랜드를 맞춤형으로 홍보하고 있다.

나이키는 다음달 파리 올림픽을 기점으로 매출 회복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매튜 프렌드 나이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애널리스트들과의 콘퍼런스콜에서 "이 정도 하락세를 회복시키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며 "상품 라인을 정비하는 단기간은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