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총리감 1위 이시바, 비주류와 협력할 듯…기시다는 '새 지지기반' 마련
고노에 이시바까지…'反기시다' 기치 日자민당 총재 경쟁 가열
기시다 후미오 일본 내각 지지율이 반년 넘게 '퇴진 위기' 수준인 10∼2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지난 23일 정기국회 회기가 끝나면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경쟁이 서서히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차기 총재 선거 출마 여부에 말을 아꼈던 당내 중진 인사들이 속속 주위에 입후보 의사를 밝히며 열기가 고조되는 양상이다.

28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 1위로 여러 차례 꼽힌 바 있는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은 전날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주위에 전달했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내달 7일 치러지는 도쿄도 지사 선거와 도쿄도 의회 보궐선거 결과 등을 지켜본 뒤 선거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그는 기시다 총리에 대항하기 위해 최근 기시다 정권을 거듭 비판한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 니카이 도시히로 전 자민당 간사장 등 비주류 인사와 접촉해 협력 태세를 구축할 방침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자민당이 '비자금 스캔들'로 홍역을 치른 뒤 대부분 파벌이 해산을 결정한 상황에서 무파벌인 이시바 전 간사장을 다음 중의원(하원) 선거를 이끌 인물로 뽑아야 한다는 기대감이 당내에서 강해지고 있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이시바 전 간사장은 2008년부터 네 차례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했으나, 당내 기반이 약해 모두 패배했다.

2012년에는 1차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에게 밀렸다.

아사히는 "이시바 전 간사장은 당 세력을 다시 세우려면 여론 지지를 받는 자신이 입후보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그가 출마한다면 유력 후보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2021년 총재 선거 결선 투표에서 기시다 총리와 대결했고 인지도가 높은 고노 다로 디지털상도 지난 26일 자신이 속한 '아소파' 수장인 아소 다로 자민당 부총재에게 9월 총재 선거에 출마할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시다 총리를 지지해 왔던 아소 부총재는 고노 디지털상의 출마 의욕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아울러 고노 디지털상은 스가 전 총리 지원도 기대하고 있지만, 스가 전 총리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노 디지털상이 모두 출마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실현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관측했다.

'포스트 기시다'를 노리는 또 다른 인물인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도 차기 총재 선거를 염두에 두고 각종 의원 행사에 참석하며 활동 반경을 넓히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은 전했다.

고노에 이시바까지…'反기시다' 기치 日자민당 총재 경쟁 가열
잠룡들 움직임에 대응해 기시다 총리도 기존에 자신이 이끌던 파벌 이외 인사들과 만나며 활발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7일 중의원 의원 15명가량이 모인 모임에 모습을 드러냈고 26일에는 모교인 와세다대 동창회에서 젊은 의원들과 술잔을 기울였다.

이에 대해 당내에서는 기시다 총리가 '새로운 지지 기반 만들기'를 하는 것이라는 견해가 나오고 있다고 요미우리가 전했다.

자민당 한 중진 인사는 "파벌 없는 총재 선거에서 싸우기 위해 (기시다 총리가) 다양한 발판 마련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라고 신문에 말했다.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가 되며, 현재 다수당인 자민당은 국회의원과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로 총재를 뽑는다.

기시다 총리가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하지 않으면 차기 자민당 총재는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기시다 총리는 전날 자민당 의원 모임에서 "중의원 해산은 그렇게 서둘러 할 필요가 없다"며 당분간 해산할 뜻이 없음을 다시 한번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