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약 맞은 사람들에게 '치킨' 줬더니…'놀라운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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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P-1이 식욕조절하는 원리 '사이언스' 최신호 게재
노보노디스크 오랜 주장 임상적으로 증명한 성과
노보노디스크 오랜 주장 임상적으로 증명한 성과
![/사진=게티이미지뱅크](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99.26951888.1.jpg)
결과는 놀라웠다. 비만약을 투여 받은 참가자들은 치킨을 보거나 냄새만 맡아도 마치 치킨을 먹은 것처럼 포만감 지수가 올라갔다. 자연스럽게 비만약을 먹은 참가자들은 치킨을 상대적으로 적게 먹었고 이는 체중 감소로 이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비만약의 인기가 사그라들 줄 모른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지난해 단일품목으로만 매출 6조원을 달성했다. 전 세계 비만약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3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을 투여 받은 참가자들이 치킨을 두고 단계 별로 포만감을 측정하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박준석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179875.1.jpg)
GLP-1이 직접적으로 포만감을 유발하는 이유를 찾아낸 최 교수의 성과가 화제를 모은 이유다. 연구팀은 GLP-1이 뇌의 등쪽 안쪽 시상하부(DMH)를 자극해 포만감을 느끼도록 유도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과 임상에서 증명하는데 성공했다. 오랜 기간 동안 비만·당뇨 석학들 사이에서는 GLP-1 약물의 작용이 포만감으로 연결되는 핵심 부위로 '시상하부'와 '뇌 뿌리'가 거론돼왔는데 이번 연구에서 시상하부가 주요했다는 점이 분명해진 셈이다. 연구진의 성과는 27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공개됐다.
특히 연구진은 GLP-1이 뇌의 등쪽 안쪽 시상하부를 자극하면 즉시 식욕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나타나는 반응이 아니라 즉각적인 반응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해당 신경을 활성화시키면 음식을 보기만 하거나 냄새만 맡아도 배부름을 느낀다는 사실을 쥐 실험으로 확인했다"고 했다. 이는 앞서 진행한 치킨게임의 결론과도 일치한다.
최 교수는 "시상하부는 포만감에, 뇌 뿌리는 메스꺼움, 구토 등의 작용에 관여한다"며 "GLP-1 약물의 수용체 전달방식의 차이를 찾아 조절하면 기존 약물보다 더 부작용이 없는 비만약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GLP-1 계열 약물은 기존 비만약에 비해 부작용이 적지만 메스꺼움 및 구토 등 위장장애 부작용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100년의 역사를 가진 비만·당뇨약을 개발해 온 노보노디스크의 주장을 뒷받침한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최 교수는 "노보노디스크는 오랫동안 식욕 조절에 시상하부가 관여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명확히 기전을 밝힌 논문은 없었고 대부분 동물실험 결과만 있었다"며 "동물실험과 임상을 함께 진행한 중개연구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좋은 학술지에 게재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후속 연구를 통해 체내에서 식욕이 조절되는 과정을 통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그는 "후각, 시각 중추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기전을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서울대 의대에서 10년 넘게 그렐린, GLP-1 등 식욕 조절 호르몬을 연구해 온 해당 분야 석학이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약물을 투여한 것과 유사하도록 신경을 자극하자 쥐의 음식 섭취량이 줄었다(오른쪽). 김규식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181235.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