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임대철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임대철 기자
증권가(街)는 이번주(7월1~5일) 코스피지수가 미국의 완만한 물가하락과 국내 2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상승 압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대선 TV토론 이후 나타날 변동성은 주의하라고 조언했다.

30일 NH투자증권은 이번주 코스피 예상 흐름 범위를 2720~2840선으로 전망했다. 다음달 5일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실적시즌 기대감이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마이크론이 실적발표 이후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 또한 실적발표 후 주가 반응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지만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을 감안하면 매수 기회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향후 1년 주가수익비율(PER)가 마이크론이 18배인 반면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각각 9배와 12배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피 PER은 밴드 하단으로 원화 환산 수출에 따른 매출액과 마진 전망을 고려하면 과대계상으로 보기 어렵다"며 "구조적 저성장 문제를 고려해도 코스피 밸류에이션 매력은 뚜렷하다"고 말했다.

미국 인플레이션 지표가 다소 진정되는 국면에 들어가면서 미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전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미 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미국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며 완만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 상무부는 5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년동기대비 2.6%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미 CNBC에 따르면 5월 근원 PCE 가격지수의 연간 상승률은 2021년 3월 이후 3년이 넘는 기간 중 가장 낮았다. 5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월보다는 0.1% 상승했다. 이 또한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28일(현지시간) 열린 미 대선 TV토론. 사진=EPA
28일(현지시간) 열린 미 대선 TV토론. 사진=EPA
다반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과 대선 TV토론으로 포문을 연 미 대통령 선거전의 본격화는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현지시간 오는 30일과 다음 달 4일 각각 프랑스 조기 총선 1차 투표와 영국 조기 총선이 예정돼 있다. 프랑스와 영국 모두 집권 여당이 열세에 몰리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의구심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올해 첫 대선 TV토론에선 경제 책임 문제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뒤를 이은 자신의 임기 동안 경제가 더욱 나빠졌다고 보는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해명할 것이냐는 사회자 질문에 "트럼프가 나에게 무엇을 남겼는지 봐야 한다"고 공격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추락하는 경제를 넘겨받았고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너무 부실하게 대응해 많은 사람이 죽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우리는 미국 역사상 최고의 경제를 갖고 있었고 그렇게 잘했던 적이 없었다"며 "우리는 코로나19를 맞았고, 대공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필요한 돈을 썼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바이든이 창출한 일자리는 불법 이민자들을 위한 일자리와 코로나19 회복으로 인한 일자리뿐"이라며 "그는 잘하지 못했고 물가상승이 우리나라를 죽이고 있다. 물가상승이 정말 우리를 죽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 2차 토론 사이 기간이 긴 만큼 6월 TV토론회 전후 정치 불확실성에 대한 경계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며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는 만큼 달러 강세 및 유로화, 파운드화, 엔화 약세 기조가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만 정치 이벤트 이후 되돌림에도 유의해야 한다"며 "달러 강세 압력 완화,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 시에는 단기 반발 매수세 유입도 기대해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이번주에는 한국 6월 수출입동향, 중국 6월 차이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미국 6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1일 이하 현지시간), 유로존 6월 소비자물가(2일), 미국 6월 ADP 고용, 미국 5월 내구재 주문, 미국 6월 ISM 비제조업(2일), 미국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4일), 삼성전자 2분기 잠정실적 발표, 미국 6월 고용보고서(5일) 등의 공개가 예정돼 있다. 미국 증시는 3일 독립기념일에 따라 조기 폐장되고, 4일에는 휴장된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