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는 '윤심' 바로미터?…당권주자들 미묘한 입장차 [정치 인사이드]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與 당권 경쟁 본격화 와중에
김건희 여사 단독 행보 재개
전당대회 키워드 된 김 여사
당권주자들 온도차…'윤심' 영향?
김건희 여사 단독 행보 재개
전당대회 키워드 된 김 여사
당권주자들 온도차…'윤심' 영향?
![김건희 여사가 26일 서울 광진구 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회복과 위로를 위한 대화' 참석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 사진=대통령실 제공](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01.37185080.1.jpg)
지난해 12월 명품백 수수 논란이 불거진 이후 반년 가까이 잠행을 이어오던 김 여사는 지난 5월 19일 불교 행사에 윤 대통령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며 외부 일정을 재개한 데 이어 지난 26일 정신질환 당사자 및 자살 유가족 간담회에 단독으로 참석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저 역시 몇 년 동안 심하게 아팠었고 깜깜한 밤하늘이 나를 향해 무너져내리는 듯한 불안감을 경험했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 여사가 단독 행보를 하면서 사회적 메시지를 낸 건 외부 일정 재개 이후 이날이 처음이다.
김 여사가 단독 행보에 시동을 건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자신을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에 대한 정면 돌파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그런데 이때가 마침 국민의힘 전당대회 레이스의 막이 올랐을 때라, 자연스럽게 관심은 당권 주자들의 입에 쏠렸다. 거대 야당이 김 여사를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해 특별검사(특검) 도입을 벼르고 있는 정국에서, 차기 여당 대표의 김 여사를 향한 스탠스가 판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당권 주자들은 모두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면서도, 저마다의 언어로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내고 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왼쪽부터),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7·23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사진=뉴스1](https://img.hankyung.com/photo/202406/ZN.37124272.1.jpg)
그러나 한 후보는 명품백 수수 의혹에 대해선 특검은 반대하면서도 "소환 여부는 수사기관의 판단으로, 누구라도 적극적으로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했다. '법 앞에 평등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한 후보가 '소환'이라는 단어를 언급한 것을 놓고 야권에서는 "상당히 전향적"(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후보는 제2부속실 설치·특별감찰관 임명에도 찬성했다.
원희룡 후보의 경우 김 여사 특검을 "야당의 정치 공세"로 규정했다. "수사는 철저해야 하고, 미진하면 특검해야 한다", "정치적 의혹이라고 전부 특검으로 가면 1차 수사기관이 무엇 하려고 있겠냐"고 사실상 윤 대통령, 친윤계와 같은 목소리를 내면서 선명성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원 후보는 "법무부는 그동안 김 여사 사건을 왜 종결시키지 않아 특검의 빌미가 되게 한 것이냐"면서 한 후보를 향해 책임론을 펴기도 했다. 제2부속실 설치에 대해선 "내부 토론을 거쳐서 풀어내겠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비윤(非尹)이라는 평가가 따라붙는 나경원 후보도 김 여사 특검에 대해 "수사 절차가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 "수사 종료 후에 진실 규명이 미흡하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마찬가지로 암묵적인 반대 입장을 밝혔다. 다만 나 후보는 "제2부속실 폐지는 잘못된 공약"이라고 용산을 겨냥하면서도, 또 한 후보가 제안한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해서는 "너무 순수한 생각"이라고 맹비판했다.
'용산을 향한 칼날'이라는 말이 나오는 해병대원 특검법에 대한 찬반 표명뿐만 아니라, 김 여사를 언급하는 후보들의 언어 역시 윤심(尹心)의 바로미터로 해석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김 여사를 말하는 작은 표현에서도 윤심을 등졌는지 엿볼 수 있다"고 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