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좋은 타이밍이라더니…" 박진영 믿고 '몰빵'했다가 [진영기의 찐개미 찐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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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박진영 "지금이 주식 살 타이밍"
이후 실적 부진에 주가도 내리막길
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 성장성 '물음표'
증권사 눈높이도 낮아져
이후 실적 부진에 주가도 내리막길
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 성장성 '물음표'
증권사 눈높이도 낮아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JYP엔터) 창의성총괄책임자(COO)가 지난해 11월 19일 유튜브 채널 '슈카월드'에 출연해 남긴 발언이다. 방송 직전 거래일 JYP엔터는 하루 만에 9.52% 급락하는 등 고점을 찍고 내려오고 있었다. 이에 박 COO는 주가 하락을 중장기 관점에서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박 COO는 "1년 뒤를 보는 게 아니라 3년 뒤, 5년 뒤를 보고 사라는 얘기"라고 했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3조2072억원에서 2조360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시총 순위도 코스닥 9위에서 21위로 내려 앉았다. '큰손'들도 JYP엔터를 팔고 떠나고 있다. 해당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JYP엔터 주식을 5171억원, 76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은 5858억원 순매수하며 이들의 빈자리를 메웠다.

2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에선 2분기 JYP엔터의 영업이익이 258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57% 줄어든 수치다. 주요 아티스트 스트레이키즈의 컴백이 2분기에서 3분기로 밀리면서다. 스트레이키즈는 다음 달 19일부터 활동을 재개한다.
임수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JYP엔터에 대해 "이슈 때문에 흔들린 엔터주도 있지만, 결국 주가는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따라간다"며 "스트레이키즈와 트와이스의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VCHA, NEXZ, 엔믹스 성과가 모두 부진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초 스트레이키즈가 2분기와 4분기 활동해 JYP엔터의 실적을 방어할 것으로 봤는데, 컴백 일정이 뒤로 밀린 상황"이라며 "3분기와 4분기 모두 음반을 발매한다고 해도 팬덤의 구매력 등을 고려하면 실적 눈높이는 점차 낮아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임 연구원은 "스트레이키즈는 자체 프로듀싱 능력이 있다"며 "JYP엔터보다 협상력에서 우위를 점한 상황"이라고 했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도 "재계약 시 수익 배분 측면에서 엔터사가 불리해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보이그룹의 경우 군 복무 문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주가가 꾸준히 내려오며 고점에 물린 투자자가 많은 점도 부담이다. 주가가 오를만하면 매물이 시장에 풀려 상승세가 꺾일 수 있다. NH투자증권을 통해 JYP엔터에 투자한 2만5751명(지난 26일 기준) 중 10명 중 9명(91.08%)꼴로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고, 이들의 평균 손실률은 23.03%에 달한다.
유 연구원은 "작년 JYP엔터 주가가 상승할 땐 쌓인 매물이 없어 주가가 수월하게 올라갔지만, 지금은 물린 사람이 많아 상승하기 쉽지 않다"며 "JYP엔터의 신인들이 성과를 내며 성장성을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