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파는 곧 '친독재' 이은상…절대 안돼"…시, 조만간 입장 정리키로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 부활…민주화단체, 창원시 항의
경남 창원시가 기존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올해부터 '가고파'를 넣기로 하자 지역 민주화 단체가 시에 공식 항의했다.

3·15 기념사업회와 열린사회 희망연대 등 6개 민주화 단체는 28일 오후 시청 별관 2층 갈등조정실에서 문화관광체육국장을 만나 마산국화축제 명칭 변경과 관련해 문제를 제기했다.

이들은 "마산국화축제 명칭에 '가고파'를 넣는 것은 절대 안 된다"며 "가고파는 곧 이은상이기 때문에, 3·15 의거의 상징인 마산과는 맞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시는 민주화 단체 의견을 청취한 뒤 조만간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최근 축제위원회 심의를 거쳐 오는 10월 26일 개막할 제24회 마산국화축제 명칭을 '마산가고파국화축제'로 변경하기로 의결했다.

시청 공무원 6명, 시의원 2명, 외부 위원 5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된 축제위원회는 지역 정체성을 축제에 담을 필요가 있다며 가고파 명칭을 재포함시키기로 최종 결정했다.

마산 출신 문인 노산 이은상(1903∼1982)이 마산을 노래한 가곡인 '가고파'라는 명칭은 그 활용과 관련해 지역사회에서 줄곧 논란이 돼 왔다.

이은상은 시조시인으로 남다른 예술적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도 받지만, 친독재 행적으로 비판받았다.

그는 1960년 선거 때 이승만 당선을 돕는 문인 유세단으로 활동하며 3·15 의거를 폄하했다.

또 박정희 유신정권·전두환 독재정권을 옹호하는 등 반민주 정권에 협력적이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5년부터 2018년까지 열린 과거 축제 명칭에는 '가고파'가 포함됐지만 이런 이유 등을 고려해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빠진 상태로 축제가 개최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