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를 보인 2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 짙은 해무가 밀려왔다. /사진=뉴스1
무더운 날씨를 보인 28일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 짙은 해무가 밀려왔다. /사진=뉴스1
부산광역시가 광역시 가운데 처음으로 '소멸위험단계'에 들어섰다. 소멸위험지역에 신규 진입한 11개 시군구 중 8개가 광역시로 나타나면서, 광역시의 인구소멸 위기도 대두되는 모양새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에서는 전남의 소멸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28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이상호 연구위원은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이용해 분석한 '2024년 3월 기준 소멸위험지역의 현황과 특징'을 계간지 '지역산업과 고용' 여름호에 수록했다.

17개 시도 중 소멸위험지역은 이번에 진입한 부산을 비롯해 모두 7개다. 20~39세(임신·출산 적령기) 여성 인구 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눠 소멸위험지수를 산출한다. 소멸위험지수가 낮을수록 소멸 위험은 커진다. 1.5 이상이면 소멸 저위험, 1.0~1.5이면 보통, 0.5~1.0이면 주의, 0.2~0.5면 '소멸 위험', 0.2 미만은 '소멸 고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부산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3.0%를 기록해 광역시 중 유일하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소멸위험지수가 0.490에 그치며 광역시 최초의 '소멸위험지역'이 됐다.

전국 평균은 0.615로 집계됐다. 전남(0.329), 경북(0.346), 강원(0.388), 전북(0.394) 등 4개 도가 0.4 미만이다. 소멸위험지수가 가장 낮은 전남의 경우 전체 인구가 179만8000명으로 10년 전보다 5.1% 감소했고, 이 중 20~30세 여성인구는 23.4% 급감했다. 전체 인구 중 전남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8.7%에 불과하나, 고령인구 비중은 26.4%에 달하는 '가장 늙은 도'가 됐다.

17개 시도 중 소멸위험지수가 '저위험'인 1.5 이상인 지역은 전무했다. 세종이 1.113으로 가장 높았다. 서울(0.810), 경기(0.781), 대전(0.736)이 그 뒤를 이었다.

전체 288개 시군구 중 소멸위험지역은 130곳으로 57.0%를 차지했다. 20~30대 여성인구가 65세 인구의 5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소멸 고위험' 지역도 57곳에 달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신규로 소멸위험지역에 진입한 곳은 11개였는데, 이 중 8개가 '광역시 구·군'이었다. 광역시 구·군은 북구·사상구·해운대구·동래구 등 부산 4개 구, 대구 동구, 대전 중구·동구, 울산 울주군이고, 나머지 3곳은 전남 목포시·무안군, 충북 증평군이었다.

서울을 제외한 광역시 전체 45개 구군 중 소멸위험지역은 46.7%에 해당하는 21개였다. 시도별로는 부산이 11개로 가장 많았고, 대구 3곳, 대전 2곳, 인천 1곳이었다.

소멸위험 유형에 따른 지난 10년간의 순이동률을 살펴보면 지수가 낮을수록 인구 유출이 더 많았다. 특히 20~39세 인구순이동률은 소멸위험지수 0.4 미만 지역은 -24.6%, 0.4~0.5 미만 지역은 -18.7%에 달했다.

소멸위험도가 높을수록 1인 독거노인가구 비중과 빈집 비율도 더 높게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30년 후 전체인구는 4분의 1 감소하고, 20~30대 여성인구는 절반 이상 줄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65세 이상 인구는 3의 2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연구위원은 "소멸위험지역이 최근까지도 꾸준히 증가한다는 점은 저출생 대책과 마찬가지로 지방소멸 대책도 별다른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 지역들이 어떤 경로를 밟아갈지는 지역의 인구 구성과 산업·사회문화적 특성도 중요하지만, 중앙과 지역이 어떤 정책적 대응을 하는가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