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상승 랠리'...금리 실망감, AI로 극복
올해 상반기 미국 주식시장은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졌는데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 열풍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를 15% 밀어 올렸다. 지난해부터 뜨거워진 AI에 대한 열광이 좀처럼 사그러들지 않았던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AI 종목이 올 상반기 시장 상승세를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엔비디아 주가는 올해에만 150% 급등하면서 한때 전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회사에 등극했다.

올해 초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가 컸다. 올해 중 금리를 6번 내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이후 나온 경제지표에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상당한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은 점차 약화했다.

긴축적 통화정책은 채권금리 상승을 불러왔고,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작년 말 연 3.860%에서 이달 27일 4.287%로 올랐다.

채권금리가 오르면 주가 하락 리스크를 감내하려는 투자자가 적어져 주식 시장에는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하지만 주식투자자들은 AI가 가져다줄 수익에 기대를 걸고 시장에 적극 뛰어들었다.

결국 S&P 500 지수는 상승 행진을 거듭하며 올해 31번이나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하반기도 기업 이익이 호조를 보이고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연준이 연내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희망이 커지고 있다.

다만 연준이 금리를 내리지 않고 계속 동결한다면 투자자들은 인내심을 잃을 수 있다.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투자자들은 정책 변화의 가능성을 많이 따져봐야 한다.

이미 많이 오른 주가도 시장에는 부담 요인이다.

올해 들어 엔비디아 주가 상승분이 배당금을 포함해 S&P 500 지수 구성종목 총상승분의 30%를 차지한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플랫폼, 아마존을 합치면 전체 지수 상승분의 절반을 넘어선다.

베세머 트러스트의 홀리 맥도널드 투자책임자는 "분명히, AI는 많은 테크 기업들에 큰 힘이 됐다"면서 "말만 떠들썩한 것이 아니라 실제로 기업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아기자 twilight1093@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