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내 '마약 파티' 전단" 충격에…전두환 손자도 나섰다
“대학 내에 버젓이 ‘마약 파티’ 전단이 붙어 있는 걸 봤어요. 대학 마약 문제가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란 걸 깨달았죠.”

박상규 ‘대학을 위한 마약 및 중독 예방센터(DAPCOC·답콕)’ 사무총장(사진)은 28일 “우리나라 20대 100명 중 4명이 마약 중독 위기인데 ‘남 일’이라는 시선이 여전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고려대 교회 담임목사인 박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고려대를 거점으로 답콕을 설립했다. 답콕은 마약 중독 예방 활동을 펼치는 단체로 조성남 전 국립법무병원장이 고문으로 있다.

마약 투약 혐의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손자 전우원 씨(28)도 답콕과 함께 지난달 대학생을 대상으로 ‘나는 마약을 하지 않겠습니다’ 서명 운동을 펼쳤다.

지난해 8월 캠퍼스 안에 재학생이 주최하는 마약 파티 전단이 뿌려진 것이 단체를 세운 계기가 됐다. 박 사무총장은 20대 사이에서 마약 범죄가 폭증하는 일이 대학과 무관하지 않다고 판단한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류 사범 2만7611명 중 20대는 30.3%(8368명)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그는 “20대 대부분이 대학에 진학하는 상황에서 대학을 중심으로 마약류에 대한 예방 교육과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지인과 친구의 권유를 거절하기 힘든 ‘또래 문화’가 존재하는 대학이 마약에 더욱 취약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동아리와 학과 신입생 환영회에서 만든 첫 대학 친구가 마약을 권한다면 뿌리치기 힘들다”며 “대학 내 건강한 공동체와 인간관계를 통한 안전망을 만드는 것이 예방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답콕은 매주 2시간씩 학생 20여 명이 모여 정기적으로 마약 교육과 네트워킹을 하고 있다. 1시간은 마약 강의를 듣고 토론하며 나머지 1시간은 운동·연극 등을 한다. 센터에서 활동하는 유학생 염해은 씨(24)는 “마약뿐만 아니라 공동체 활동의 필요성을 함께 느끼는 자리”라며 “필요할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를 답콕에서 만들 수 있다”고 전했다.

나날이 늘어나는 해외 유학생과 관련한 마약 예방 정책도 시급하다. 지난해 교육부는 2027년까지 유학생 30만 명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 박 사무총장은 “국내에서 금지하는 마약류가 해외에서는 합법이거나 일상적인 곳이 많다”며 “마약법이 상이한 국가에서 온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 또는 관련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시온 기자 ushire90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