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본격화하면서 여름 제철 과일도 성수기를 맞았다. 기온이 높아야 잘 자라는 수박과 멜론은 출하량이 늘며 가격이 하락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더위에 약한 포도 가격은 오르고 있다.
"지금이 사 먹을 기회"…가격 '뚝' 떨어졌다는 이 과일
28일 팜에어·한경 농산물가격지수(KAPI)를 산출하는 가격 예측 시스템 테란에 따르면 전날 기준 포도 도매가는 ㎏당 8609원으로 지난달보다 30.1% 올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33.5% 비싸다. 지난봄 흐린 날이 많아 포도 생장이 지연됐고 자연스럽게 공급량이 줄어들어 시세가 상승했다.

최근 높은 기온이 이어진 영향도 있다. 포도의 적정 생육 온도는 20~25도다. 이보다 기온이 올라가면 상품성이 나빠져 출하량이 줄어든다. 지금과 같은 무더위가 계속되면 포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망고 가격도 상승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마트에서 개당 평균 3760원이던 망고는 지난 27일 기준 4397원에 판매됐다. 망고 빙수, 망고 케이크 등 망고를 사용한 디저트 수요는 늘어나고 있지만 망고 산지가 비수기에 접어들어 물량이 감소한 영향이다.

더위에 강한 수박, 멜론은 가격이 내렸다. 수박은 지난달 개당 평균 가격이 2만3543원이었는데 28일 기준 2만654원으로 12.3% 떨어졌다. 수박은 25~30도 정도의 높은 기온에서 잘 자라는데 최근 들어 기온이 상승해 출하량이 늘었다.

멜론도 마찬가지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개당 1만5014원이던 멜론은 1만원 아래(9143원)로 떨어졌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 기상 여건과 작황이 개선되면서 물량이 증가했고 다양한 제철 과일이 나와 수요가 분산돼 시세가 내렸다”고 설명했다.

양지윤/이선아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