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웹툰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기념해 타임스스퀘어에 웹툰을 알리는 ‘툰 스퀘어’를 마련했다. 조석, 김규삼 등 웹툰 작가들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사인 행사를 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네이버웹툰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 상장을 기념해 타임스스퀘어에 웹툰을 알리는 ‘툰 스퀘어’를 마련했다. 조석, 김규삼 등 웹툰 작가들이 관람객을 대상으로 사인 행사를 열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우리 비전을 가장 먼저 사주고, 앞장서서 앵커 투자자로 참여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한 웹툰엔터테인먼트의 김준구 대표이사(47)는 상장식 후 뉴욕 나스닥 빌딩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에서 시작한 웹툰 사업으로 글로벌 플레이어로서 인정받았고, 성장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뿌듯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자리에 함께한 김용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블랙록뿐만 아니라 이름만 들으면 알 만한 투자사가 대거 투자자로 참여했다”며 “세계적으로 2400만 명의 창작자가 있고, 5500만 개의 콘텐츠가 있는데 넥스트 해리포터, 넥스트 피카츄는 여기서 나올 수 있지 않겠느냐는 공감대가 글로벌 투자자에게도 받아들여졌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모회사인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은 이날 공모가보다 9.5% 상승한 2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29억달러(약 4조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20년 전 네이버에 평사원으로 입사해 지금까지 웹툰을 키워낸 인물이다. 그는 “네이버 내에서 작은 조직으로 시작한 웹툰이 나스닥시장 상장이라는 꿈같은 과정을 밟게 됐다”며 “너무 기뻐서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웹툰을 시작할 때 ‘아시아의 디즈니’를 목표로 삼았다. 그는 “디즈니처럼 훌륭한 작품을 글로벌로 배급할 수 있는 배급망과 지식재산권(IP)을 갖춘 회사가 되고, 또 100년 넘게 가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꿈이었다”며 “그걸 위해 계획한 기간이 36년이었는데 이제 20년이 지났으니 목표까지 절반 조금 넘게 지나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인공지능(AI) 도입 등 기술 혁신을 위한 인재 확보에 쓰겠다고 밝혔다. 또 북미에서의 플랫폼 확장, 광고 사업 확대에도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매출 구조가 플랫폼 80%, 광고 10%, IP 10% 수준인데 세 분야 모두에서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나스닥시장 상장 오프닝 벨 행사에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도 참석했다. 김 대표는 네이버와의 관계에 대해 “아버지와 아들이 같이 살다가 아들이 독립하고 나선 상황”이라며 “이 GIO에게 ‘아들이 잘 성장해 독립하게 됐다’고 했더니 이 GIO가 ‘수고했다’고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상장식에 참석한 조석 작가는 “맨 처음부터 네이버웹툰과 함께했는데 이렇게 나스닥 상장까지 하니 시트콤을 찍고 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규삼 작가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내 인생의 일부이고 이미 주식을 10억원 넘게 샀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