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첫 대선 TV 토론이 끝난 뒤 현지 언론은 트럼프의 우세로 평가했다.

능구렁이 트럼프…美언론 "4년전보다 침착해져"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은 두서없이 답변하는 것처럼 보였고, 말끝을 더듬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자기주장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에너지와 활력이 현저한 차이를 나타냈다”고 봤다. 토론을 주최한 CNN은 “바이든은 토론에서 불안정해 보였고, 트럼프는 거짓을 반복했다”고 평했다.

이날 토론을 시작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작고 쉰 목소리로 여러 번 기침했고, 말을 얼버무리거나 더듬으면서 고령 문제에 대한 약점을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관해 언급한 뒤 “우리는 결국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퇴치했다”며 의미가 불분명한 발언을 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도중 입을 벌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대형사고”라고 평가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과 정신적 명민함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대신 오히려 불안을 증폭했다”며 “바이든이 민주당 후보로 선거를 이어가야 하느냐는 의문이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분한 어조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2020년 토론 때보다 덜 격앙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NYT는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사소통은 명확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바이든)가 문장 끝에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고,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감기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