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 화장실 성범죄' 20대男 누명 벗었다…"허위신고" 자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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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자 "허위신고를 했다" 자백
수사과정서 경찰 반말·비협조적
누명 쓴 20대男 "정신과 다녀와"
경찰 수사 무혐의 종결 예정
수사과정서 경찰 반말·비협조적
누명 쓴 20대男 "정신과 다녀와"
경찰 수사 무혐의 종결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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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해 온 A씨에 대해 무혐의로 판단, 입건 취소키로 했다고 28일 밝혔다. 누명을 썼다고 주장한 A씨에게 "떳떳하면 가만히 있으라"라고 말하는 등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비판받았던 경찰은 돌연 신고인이 "허위 사실을 신고했다"고 털어놓자 혐의없음 판단을 내렸다.
사건을 접수한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소속 경찰관 2명은 이튿날인 24일 오전 현장에 출동해 관리사무소 건물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후, A씨에게 찾아가 전날 관리사무소 건물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물은 뒤 신고 접수 사실을 알렸다. A씨는 "화장실을 이용한 사실은 있지만, 여자 화장실에는 들어간 적이 없다"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경찰은 "CCTV 영상이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A씨에게 반말을 섞어가며 응대했다.
성범죄 혐의를 받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건 접수 여부 및 수사 진행 상황을 묻기 위해 같은 날 오후 직접 화성동탄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방문했으나, 당시 근무하던 경찰관은 "나는 담당자가 아니다"라는 등 답변으로 비협조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A씨를 향해 "떳떳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된다"라는 등의 발언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화성동탄경찰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객관적 증거를 토대로 누구도 억울하지 않게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경찰서 인터넷 게시판에는 1만 건이 넘는 누리꾼 글이 게시되는 등 비난 여론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 설명과 달리 관리사무소 건물의 CCTV는 건물 출입구 쪽을 비추고 있을 뿐, 남녀 화장실 입구를 직접적으로 비추고 있지는 않았다. CCTV상에는 신고 당일 오후 5시 11분 B씨가 건물로 입장하고, 2분 뒤 A씨가 입장하는 모습이 찍혔다. 오후 5시 14분 B씨가 건물을 빠져나가고, 1분 뒤 A씨가 건물 밖으로 나가는 장면이 담겼다. 이로써 건물 퇴장 순서는 오히려 피해자가 먼저이고, 피의자가 나중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은 B씨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기 위해 투입된 경기남부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들은 "실제 없었던 일을 허위로 꾸며낸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이 신고는 정신과 등 증상과는 관련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결과를 내놨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입건 취소를 하고, B씨에 대해서는 무고 혐의로 입건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또 A씨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경찰관들에 대해 내부 감찰을 진행, 향후 상응하는 처분을 내릴 계획이다.
A씨는 유튜브를 통해 문자 통지로 불입건종결(혐의 없음) 예정 공지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모두 여러분 덕분"이라면서 "사건 발생 직후부터 지금까지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식욕도 없고, 심장이 옥죄이면서 숨도 막혀와 미칠 것 같았다. 참다못해 오늘 정신과 진료까지 받고 왔는데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런 메시지를 받았다"고 관심을 가져준 이들에게 감사의 뜻을 표했다.
다만 "사건이 커지고 이러다 큰일 나겠다 싶어서 급하게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다"면서 "그래도 일단 기쁜 일이니 즐기겠다. 치킨이라도 시켜 먹어야겠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