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TV 대선 토론 후 제기된 후보 교체론을 일축했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새벽 애틀랜타 시내의 식당을 들른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민주당원들이 토론에서 보여준 모습에 우려하고 있으며 후보 사퇴를 고려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는 질문을 받자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짓말쟁이와 토론하는 것은 어렵다”고 덧붙였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토론 후 CNN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월등히 강하다”며 “시동이 늦게 걸렸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는 토론 스타일이 아니라 본질적 문제를 두고 이뤄져야 한다”고 바이든 대통령을 엄호했다.

현지 언론은 토론 결과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우세로 평가했다. NYT는 “바이든은 두서없이 답변하는 것처럼 보였고, 말끝을 더듬었다”고 지적했다. 27일 토론을 시작하며 바이든 대통령은 작고 쉰 목소리로 여러 번 기침했고, 말을 얼버무리거나 더듬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코로나19에 관해 언급한 뒤 “우리는 결국 메디케어(고령자 의료보험)를 퇴치했다”며 의미가 불분명한 발언을 했다. NYT는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도중 입을 벌리고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인 것을 두고 “대형사고”라고 평가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고령과 정신적 명민함에 대한 우려를 불식하는 대신 오히려 불안을 증폭했다”며 “바이든이 민주당 후보로 선거를 이어가야 하느냐는 의문이 부각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차분한 어조로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2020년 토론 때보다 덜 격앙되고 차분한 모습이었다는 평가가 대다수였다. NYT는 “사실과 맞지 않는 경우가 많았지만 의사소통은 명확하게 됐다”고 평했다. 이날 토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바이든)가 문장 끝에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고,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는 것 같다”고 공격했다. 바이든 대통령 측은 감기에 걸렸다고 설명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