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공 크기 운석 매일 하나꼴로 충돌"
화성 표면 지진 분석 결과 농구공 크기 운석이 화성 표면에 매년 300개가량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과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ETH Zurich) 공동 연구팀은 29일 과학 저널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서 화성 표면 지진 데이터 분석 결과, 지름 8m 이상 충돌구가 생길 수 있는 규모의 운석 충돌이 매년 280~360회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18년 11월~2022년 12월 화성 지질탐사 임무를 수행한 착륙 탐사선 인사이트(InSight)가 화성 표면에 설치한 지진계의 지진 데이터를 분석했다.

인사이트 임무는 화성 지진 활동 측정과 이를 통해 내부 구조 규명이지만, 연구팀은 지진 신호 패턴에서 일반적 지진에 비해 고주파 비율이 매우 높은 '초고주파' 지진 신호가 빈번히 나타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분석 결과 이 초고주파 진동은 화성 내부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 운석이 표면에 충돌할 때 일어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런 충돌은 위성 사진을 통해 예측한 것보다 자주 발생하고, 특히 충돌구 지름이 몇 미터에 불과한 작은 규모 충돌은 더 빈번히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에는 매년 약 1만7천 개의 운석이 떨어지지만,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경우가 아니면 거의 눈에 띄지 않고 대부분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진다. 하지만 화성 대기는 지구의 100분의 1 정도로 얇아 운석이 표면에 충돌할 가능성은 훨씬 크다.

지진 데이터 분석 결과 표면에 지름 8m의 충돌구를 만들 수 있는 크기의 운석은 거의 매일 떨어지고, 지름 30m짜리 충돌구가 생기는 운석 충돌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운석 충돌 빈도가 화성 표면 사진과 운석 관측 데이터 등을 토대로 추정돼온 것보다 5배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초고속 운석 충돌은 분화구 직경보다 100배 이상 넓은 폭발 지대를 만든다며 정확한 충돌 횟수 파악은 탐사 로봇의 안전은 물론 향후 인간의 화성 탐사 임무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화성과 다른 행성 표면에 있는 충돌구 수가 행성 나이를 추정하는 '우주 시계'로 사용돼왔다며 운석 충돌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으면 태양계 행성 표면의 연대를 더 정확히 밝혀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문 공동 제1 저자인 ICL 나탈리아 워치카 박사는 "지진 데이터를 사용해 운석이 화성에 얼마나 자주 충돌하는지, 충돌이 표면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밝혀내면 화성의 지질학적 역사와 진화 연대표를 재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