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5개 LNG 기지서 하루 평균 10만t 천연가스 전국 공급
천연가스 액화·기지 저장·기화 후 수요지 보급

[르포] 세우면 63빌딩보다 높은 LNG선…8만5천t 천연가스 '콸콸'
지난 27일 한국가스공사 인천 액화천연가스(LNG) 기지 제2부두.
길이 295m, 폭 46m, 17만4천㎥ 규모의 거대한 LNG선 'SM 이글(EAGLE)'호가 정박해 있었다.

세우면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도 40m가량 높다.

미국 동부 뉴올리언스 인근 사빈패스 터미널에서 8만5천t의 셰일가스를 싣고 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을 거쳐 45일을 달음질해 이날 오전 10시 30분 인천에 도착했다.

가스공사는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된 인천기지본부를 이날 언론에 일부 공개하고 천연가스 액화, 기지 내 탱크 저장, 기화 등의 생산·공급 계통 전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LNG선이 부두 밖 45㎞까지 진입하면 도선사가 탑승해 2시간 30분가량 운전한 뒤 부두에 정박한다.

이후 LNG선에 실린 천연가스를 17시간 동안 하역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물밑에서 12m, 물 밖에서 40m 높이로 떠 있는 선내 3층 회의실에서는 고형탁 선장의 브리핑이 있었다.

가스공사와 오는 2037년까지 천연가스를 실어 나르기로 장기 계약을 맺은 SM 이글은 대한민국 국적의 LNG선 최초로 파나마 운하를 통과한 기록이 있다.

파나마 운하는 현재 가뭄으로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 역시 홍해 사태로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보름 이상 더 걸리는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고 선장은 전했다.

[르포] 세우면 63빌딩보다 높은 LNG선…8만5천t 천연가스 '콸콸'
배 안에는 흰색 탱크 4대와 카고(화물) 펌프가 장착돼 있었다.

천연가스를 600분의 1로 액화해 저장탱크에 액체 상태로 뒀다가, 배관을 따라 부두에서 기지 내 탱크로 이동시킨다.

시간당 1만1천CBM(큐빅미터), 약 5천t의 천연가스가 LNG선에서 기지로 옮겨진다.

각 가정을 비롯한 수요지로 공급되는 천연가스는 기체 상태다.

액화천연가스를 '기화'하는 작업이 필수적인데, 한겨울철을 제외하고 해수 온도가 섭씨 5도 이상일 때에는 해수를 이용해 기화시킬 수 있다.

이날 인천 기지에서도 액화천연가스가 들어 있는 펌프에 쉴 새 없이 바닷물을 뿌리면서 기화 작업이 한창이었다.

최선환 설비운영1부장은 "여름철에는 경제적인 해수식 기화 작업을 할 수 있다"며 "해수 온도가 섭씨 5도 이하로 떨어지는 12월 중순부터 2월 초까지는 연료를 태워 수조 안의 온도를 높이는 방법의 연소식 기화 작업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작업을 거쳐 인천 기지를 포함한 전국 5개 기지(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에서는 하루 평균 10만t의 천연가스가 전국 각 수요지로 공급된다.

인천 기지는 지난 1996년 10월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후 현재 23기의 탱크에서 천연가스 348만kL까지 저장할 수 있다.

지난해 생산량은 1천207만t으로, 전국 5개 기지 중 생산 분담률은 33.2%에 달한다.

가스공사는 "기지 내 소방차 3대를 보유하는 등 자체 소방대를 통해 24시간 비상 대응을 하면서 LNG 누출과 화재 자동 감지 및 진압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천연가스의 안정적인 생산·공급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르포] 세우면 63빌딩보다 높은 LNG선…8만5천t 천연가스 '콸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