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상원, 총리 선출 권한 없어…공식 결과 내달 초 발표
태국 쿠데타 후 첫 상원 선거 완료…"보수파, 의석 70% 장악"
태국에서 2014년 쿠데타 이후 처음 열린 상원 선거가 마무리됐다.

30일 방콕포스트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27일 마지막 투표를 끝으로 상원 선거 투표 절차가 끝났다.

상원 의원 수는 250명에서 200명으로 축소됐다.

군부 정권 시절 임명된 현 상원 임기는 지난달 만료됐다.

비공식 집계 결과, 친군부 진영 등 보수 세력 인사들이 의석 약 70%를 차지했으며 민주 진영 의원은 소수라고 방콕포스트는 보도했다.

분석가들은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내무부 장관이 이끄는 품짜이타이당과 가까운 인사들이 다수 선출됐다고 전했다.

공식 결과는 다음 달 2일 발표될 예정이다.

품짜이타이당은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세력 정당인 프아타이당을 중심으로 한 현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지만, 2014년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총리 정권에서도 한 축을 이룬 보수 계열 정당이다.

스띠톤 타나니티촛 프라자디포크연구소 민주주의혁신실장은 "구권력 집단이 여전히 상원을 장악했다"며 "새 상원이 군부가 임명한 상원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 결과 발표 이후 일각에서는 선거 조작 의혹이 있다며 선거관리위원회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잡음도 일고 있다.

태국 상원은 법률, 교육, 농업, 보건, 산업, 예술, 스포츠, 여성, 노인 등 20개 전문가 그룹을 대표하는 인사들로 구성된다.

지역, 주, 전국 단위 투표를 통해 20개 그룹에서 각 10명씩 선출된다.

임기는 5년이다.

선거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일반 유권자는 참여하지 않으며, 후보 간 상호 투표 방식으로 진행된다.

군부가 임명한 기존 상원과 달리 새 상원에는 총리 선출 투표에 참여할 권한이 없다.

군부는 2017년 개정한 헌법에 의회 출범 후 5년간 상·하원 합동으로 총리를 선출한다는 과도조항을 넣었다.

이틀 통해 쁘라윳 총리는 상원의 절대적인 지지로 2019년 총선을 거쳐 집권을 연장했다.

친군부 상원은 지난해 총리 선출 투표에도 참여했다.

상원의 반대표로 총선에서 제1당에 오른 개혁 정당 전진당(MFP)은 집권에 실패했다.

새 상원이 헌법 개정에 어떤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된다.

개헌에는 상원 3분의 1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전진당 등 민주 진영이 군주제 개혁 등을 포함한 개헌을 추진하면 상원이 거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