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로봇 혁신으로 건설 무인화 미래 선보여
현대건설이 지난 27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마북동 기술연구원 내 로보틱스랩에서 ‘혁신 연구·개발 건설 로봇 기술 시연회’를 열었다. 이번 시연회는 건설 현장의 무인화를 앞당길 첨단 로봇들을 중심으로 스마트 건설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마련됐다.

‘원격 제어’와 ‘무인 시공’을 주제로 한 이날 행사는 국토교통부,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스마트건설 얼라이언스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시연회에서는 디지털트윈 플랫폼 기반 건설 현장 관리 로봇 4종(스팟, 무인 드론, 실내 점검용 드론, 수중 드론), 원격제어 기술을 탑재한 양팔 로봇 ‘암스트롱(ARMstrong)’, 원격 타워크레인 ‘타와레모(TawaRemo)’, 무인 시공이 가능한 도로 자동 천공 로봇, 실내 자율주행 도장 로봇, 건설용 3D프린팅 로봇 등 총 9개의 건설 로봇이 소개됐다.

특히 저지연 통신 기술과 다면 센서를 활용한 원격 타워크레인 눈길을 끌었다. 일본 오사카 건설 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을 용인 로보틱스랩에서 장거리 원격조종으로 제어하는 모습을 선보여 참석자의 주목을 받았다.

각종 자재를 고층으로 옮기기 위해 사용되는 타워크레인은 운전석이 타워 상부에 있다. 건설 현장에선 타워크레인 운전자의 안전과 작업 효율 개선이 끊임없이 요구돼 왔다. 이날 시연처럼 컨트롤타워와 현장을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게 되면 근로자의 안전과 작업 생산성 향상은 물론 특수 직군의 진입장벽 또한 낮아질 수 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이 밖에도 경주 혁신원자력연구단지 현장을 원격조정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무인 드론, 작업자의 접근이 어려운 고위험 환경에서 정밀작업과 200kg의 고하중 자재 운반이 가능한 양팔 로봇, 도로 중앙분리대 설치를 위한 천공작업(drilling)과 빌딩 도장작업(painting)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는 도로 자동 천공 로봇과 실내 자율주행 도장 로봇도 시선을 끌었다.

2019년부터 기술개발에 나서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건설용 3차원(3D) 프린팅은 이날 최대 7개의 축으로 제어가 가능한 다관절 로봇과 최적의 출력 조합을 추론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활용해 콘크리트 3D프린팅 기술 완성도를 한 차원 끌어올렸다는 평을 받았다.

현대건설은 앞서 3D프린팅 출력에 적합한 콘크리트 개발에 나서는 한편 출력 소재 맞춤형 부품과 장비 개발에 나서 보다 정밀한 패턴의 비정형 구조물 제작에 성공했다. 콘크리트 3D프린팅 로봇으로 제작된 구조물은 힐스테이트 용인 둔전역에 설치돼 ‘아시아 디자인 프라이즈 2024’를 받기도 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장 인력의 고령화와 기술 인력 감소, 안전과 품질 등 건설업 전반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2020년부터 건설 로봇 전담팀을 구축했다“며 ”지난해엔 건설사 최초 로보틱스 연구시설을 오픈하는 등 스마트 건설기술 확대와 로보틱스 적용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건설 무인화와 자동화 혁신을 위해 앞으로도 국내외 건설사 및 로봇 개발사들과 협업하는 등 건설 맞춤형 로봇 기술 구현을 이끌어 가겠다”고 밝혔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