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7월 20일을 전후로 세법 개정안이 발표된다. 올해는 상속·증여세법 개정이 ‘뜨거운 감자’다. 최근 대통령실은 현재 유산세 과세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상속세를 증여세와 같이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과세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과세표준이 1억원까지는 10%, 1억원 초과~5억원 이하는 20%, 5억원 초과~10억원 이하는 30%, 10억원 초과~30억원 이하는 40%, 30억원 초과분은 50%인 세율을 최고 30%대로 낮추겠다고 했다.

지금의 상속세와 증여세는 계산 구조가 거의 동일하고 세율은 완전히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더 적게 나오는 이유는 뭘까. 상속세와 증여세는 부과 체계에서 차이가 있다. 상속세는 피상속인(주는 사람)을 기준으로 상속재산의 총액에 일괄과세하는 유산세를 채택하고 있는 반면, 증여세는 수증자(받는 사람)를 기준으로 각자가 받은 증여재산에 대해 과세하는 취득세 방식이다. 이전되는 전체 재산가액이 같더라도 상속세는 총액을 과세표준으로 하기 때문에 그만큼 높은 세율을 적용받아 세액이 많아진다. 증여세는 각자가 받은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만 과세표준으로 해 세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번 세법 개정을 통해 상속세도 증여세처럼 상속인별로 받은 재산가액에 대해 각자 세율을 적용하자는 것이 대통령실 입장이다. 상속세가 법적으로는 이중과세가 아니라고 하지만, 열심히 일해서 세금을 다 내고 모은 재산을 자녀에게 물려주며 또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상속세, 받은 만큼만 납부하게 될까
세법 개정안이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내용을 예측할 순 없다. 상속 공제액을 더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세법 개정은 국회를 통과해야 하는 만큼 개정안이 나와도 실제 개정이 될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야당에서도 일부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의견이 있어 7월에 발표되는 개정안과 12월 국회 통과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다.

정주용 KB국민은행 세무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