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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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장기채 상장지수펀드(ETF)에 다시 글로벌 자금이 대규모로 흘러들어오고 있다. 미국 증시에서 장기채 ETF에 순유입된 금액은 1년여 만에 월간 기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반기 미국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지면서 장기채 ETF에 다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ETF닷컴에 따르면 미국 증시에 상장된 ‘아이셰어즈 만기 20년 이상 미 국채’(TLT)에 6월 한 달 동안 48억3308만달러(약 6조6800억원)가 순유입됐다. 올 들어 지난 5월까지 순유입 금액(3억1675만달러)의 약 15배에 달하는 자금이 들어온 것이다.

개미 1조 물린 美장기채 ETF에 '글로벌 뭉칫돈' 유입
월간 기준으로도 미국 장기채 ETF 투자 바람이 분 지난해 7월(49억3776만달러) 후 가장 많은 순유입 규모다. 이 ETF는 미 장기채 ETF 중 운용 규모가 가장 큰 상품으로, 서학개미도 올 들어 6억3324만달러어치를 순매수했다. TLT는 올 들어 5.64% 하락했지만 최근 한 달 동안 2.24% 상승하며 반등하는 추세다.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고 미 장기채 금리가 정점을 찍었다는 고점론이 확산하면서 장기채 ETF에 다시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 상무부는 5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고 지난 28일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는 수치다. 전월과 비교해서는 0.1%포인트 낮아졌다.

미 중앙은행(Fed)이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도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 노무라증권, 웰스파고, TD증권 등은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은행과 모건스탠리는 연내 금리 인하 횟수를 세 차례로 예상했다.

증권가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이 올 들어 국내 증시에서 1조원 가까이 순매수한 미 장기채 ETF가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 순매수액이 올 들어 2806억원에 달한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H)’는 이 기간 7.4% 하락했다. 엔화로 미국 장기채를 사들이는 상품인 ‘KBSTAR 미국30년국채엔화노출(합성 H)’은 엔화 약세가 이어지며 같은 기간 14.04% 떨어져 손실 폭이 더 컸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장기채는 금리 변동에 민감해 금리가 1%포인트만 내려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록한다”며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이지만 인하 폭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데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